울산에 거주중인 부모님을 찾아뵙지 못한 지 3년째. 지난해 아기가 태어나면서 고향집 방문은 더 어려워졌다.
죄송한 마음, 정모(35)씨는 지난해와 달리 조금 특별한 선물을 부모님께 드릴 예정이다.
그는 100만원 상당의 고급 와인 세트와 200만원 가까이 되는 한우 세트 중 한 개를 선물하기로 마음 먹었다.
"멀리 계셔서 자주 찾아뵙지 못했는데 코로나 때문에 만남이 어려워져서 이왕 명절 선물 드리는 거 더 좋은 선물을 하려고 계획중이에요."
오미크론 확산으로 이번 설도 비대면 명절이 될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직접 찾아가는 대신 고가의 선물로 마음을 표현하는 소비자가 늘고 있다.
20일 롯데마트에 따르면 롯데마트 사전예약 기간(21년 12월 9일~22년 1월 18일) 매출을 분석해본 결과, 설날 사전예약 기간동안 한우 선물세트는 33.3%, 10~20만원대 선물세트는 51.5% 전년보다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코로나19 장기화로 고향 방문 대신 비대면으로 가족과 친지들에게 좋은 선물을 하려고 지갑을 더 여는 소비자들이 많아졌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또한 농·축·수산물 선물 허용액이 20만원으로 상향되면서 프리미엄의 고가 선물세트와 10~20만원대 선물세트를 구매하는 고객도 늘어났다.
롯데백화점 관계자는 "올해 설 프리미엄 선물세트에 대한 수요가 높은 추세라며 "1인당 명절 선물 구매 금액도 20%이상 높아진 것으로 분석된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실제로 롯데백화점이 한정 수량으로 선보인 프리미엄 한우세트가 조기 완판되기도 했다"고 전했다.
프리미엄 선물 추세에 맞춰 현대백화점은 북대서양 참치 등 이색 해산물 선물세트 20여종을 선보인다. 특히, 70만원대 이상의 프리미엄 선물세트의 물량을 20% 늘렸고, 최상위 등급의 품목으로만 구성된 '시그니처' 제품을 새롭게 선보였다.
현대백화점 관계자는 "건강을 중시하는 코로나19 분위기와 맞아 떨어지며 해산물 선물세트를 찾는 고객이 늘고 있다"며 "기획 제품 외에 각 점포별 식품관 해산물 코너에서는 고객 취향을 고려한 맞춤형 선물세트도 함께 선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호텔업계도 고급 설 선물세트 판매에 나섰다.
신라호텔은 최고급 선물세트인 설화한우 스페셜 등 한우 17종 선물세트를 선보였다.
또 세계 3대 진미 중 하나인 송로버섯을 활용한 식재료를 엮은 '프리미엄 고메'도 판매한다.
한화호텔앤드리조트가 운영하는 플라자호텔도 96가지 상품으로 구성된 설 명품 선물세트를 오는 26일까지 선보인다. '더 플라자 한우 정육 세트'와 '명품 굴비' 등 가격은 27만원부터 120만원까지 다양하며, 호텔 직원이 직접 포장하고 배송도 담당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