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 정의기억연대(정의연)은 서울 종로구 옛 주한일본대사관 인근에서 1527차 수요시위를 개최했다. 지난 17일 인권위가 종로경찰서장에 대해 "집회 방해 행위로부터 '수요시위'를 적극적으로 보호해야 한다"며 긴급구제 조치를 권고한 뒤 처음 맞는 시위다.
이날 정의연은 "인권위는 수요시위 방해와 참가자들에 대한 명예훼손, 모욕 행위에 대해 경찰의 제지와 수사를 권고했다"며 "극우 역사부정세력들에게 집회 시간과 장소를 달리할 것을 적극 권유했다"고 밝혔다.
이어 "수요시위를 방해하고 피해자들을 모독하는 이들은 일장기와 성조기를 흔들며 주권을 부정하고, 대한민국 대통령을 모독하며 수권정당을 비방해 온 넷우익, 사이비 미디어, 광장 극우"라고 덧붙였다.
아울러 "소수자와 약자에 대한 차별과 혐오를 조장하고, 성별갈등과 지역갈등, 세대갈등, 이념갈등을 먹잇감 삼아 자신들의 존재 근거를 만들어 왔다"고 말했다.
수요시위 현장 남쪽에서는 자유연대, 위안부법폐지국민행동, 국사교과서연구소 등 반대단체가 집회를 열었다. 소녀상 앞에서는 진보성향 단체인 반일행동이 '소녀상 지키기' 집회를 진행했다. 연합뉴스 사옥 앞에서는 엄마부대 측이 '소녀상 철거 촉구 집회'를 열었다.
시위 현장에서는 물리적 출동은 없었지만, 서로 다른 단체들의 목소리가 섞이는 등 혼란스러운 분위기가 연출됐다.
엄마부대 측은 "가짜 인권 운운하는 여성가족부와 정의연을 검찰에 고발하겠다"며 "소녀상을 철거하고, 정의연을 해체하고, 수요집회를 해산하라"고 주장했다.
자유연대 측 시위에 참여한 '반일 종족주의' 공동저자 이우연 연구위원은 "옛날에는 우리가 (소녀상으로부터) 멀리 떨어져서 1인 시위를 했는데, 이제는 정의연이 저쪽으로 멀리 떨어져 쪼그라 들었다"고 말했다.
인권위로부터 긴급구제 조치를 권고 받은 경찰은 이날 정의연과 자유연대 집회 사이에 소형버스를 배치하고, 철제 질서유지 펜스를 설치하는 등 대응을 강화했다. 경력도 기존 2개 중대에서 6개 중대로 확대 배치했다.
경찰은 반대집회 측에 "집회 도중에 모욕적 행위나 명예훼손을 삼가해 주시길 바란다. 현장 제재가 아니더라도 경찰의 채증을 바탕으로 사후에 사법처리할 수 있다"고 경고 방송을 수차례 내보내기도 했다.
이어 "저들은 보수단체가 아니다. 보수라면 전통적 가치를 지키고 수호하는 것인데, 저들은 지금 일장기를 흔들고 있다. 보수가 아니라 극우에 가깝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