느린 공으로 통산 101승…두산 유희관, 정든 그라운드 아듀

두산 베어스의 프랜차이즈 스타 유희관이 은퇴를 선언했다. 연합뉴스

프로야구 마운드에서 '느림의 미학'을 선보였던 두산 베어스의 프랜차이즈 스타 유희관(36)이 정든 그라운드를 떠난다.

유희관은 18일 두산 구단에 현역에서 은퇴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유희관은 2009년 신인드래프트에서 2차 6라운드 지명을 받고 두산 유니폼을 입은 뒤 은퇴할 때까지 '원클럽맨'으로 활동했다.
 
유희관은 KBO 리그에서 가장 느린 공을 던지는 투수로 유명했다. 시속 130km 중반대 직구로 펼치는 몸쪽 승부와 시속 120km 초반대 바깥쪽 싱커의 절묘한 배합으로 야구 팬들에게 즐거움을 선사했다.

더불어 느린 공을 앞세우고도 매섭게 승수를 쌓아가던 모습은 KBO 리그에 신선한 바람을 불러 일으켰다.  

유희관이 본격적으로 선발 로테이션에 합류한 2010년대 들어 두산은 전성기를 맞이했다.

두산은 유희관이 18승으로 개인 최고 성적을 기록한 2015시즌부터 지난해까지 KBO 리그 사상 최초로 7년 연속 한국시리즈에 오르는 저력을 발휘했다.

유쾌한 입담으로도 유명한 유희관은 정규리그 통산 281경기(1410이닝)에 나서 101승 69패, 평균자책점은 4.58을 기록했다.

2013년부터 선발로 정착해 8시즌 연속 두자릿수 승수를 거뒀고 두산 좌완 최초로 통산 100승 고지에 오르는 금자탑을 세웠다.

유희관은 "오랜 고민 끝에 은퇴를 결정하게 됐다. 우선 좋을 때나 안 좋을 때 한결같이 응원해주신 모든 팬들께 감사의 인사를 전하고 싶다"며 "작년 시즌 뒤 많은 고민을 했다. 후배들이 성장하는 모습을 바라보며 이제는 후배들을 위해 물러나야 할 때라는 생각을 했다"고 소감을 전했다.

이어 "후배들이 잘 성장해 베어스의 미래를 이끌어줬으면 한다. 비록 마운드는 내려왔지만 언제나 그라운드 밖에서 베어스를 응원하겠다"며 "야구를 통해 받은 사랑을 평생 잊지 않고 살아가겠다. 구단주님, 김태형 감독님을 비롯한 코칭스태프, 프런트, 동료들, 모든 팬들께 다시 한번 감사드린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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