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 평창동계올림픽은 개막 5개월 전인 2017년 9월부터 온라인 티켓 판매를 시작했다. 정상적으로 개최하는 대회라면 티켓 창구를 일찍 열고 흥행 열기를 고조시키는 게 보통이다.
코로나19 팬데믹의 영향 아래 개막을 준비하는 베이징동계올림픽의 풍경은 이전 대회와 같을 수 없다. 베이징 대회 조직위원회는 작년 9월 해외 관중에게 티켓을 판매하지 않겠다는 입장만 정했을 뿐 구체적인 관중 수용 방안을 내놓지 못했다.
베이징 대회 조직위원회는 개막을 18일 남겨둔 지난 17일 밤 홈페이지를 통해 마침내 입장권 판매 정책을 발표했다.
엄중하고 복잡한 전염병 예방 및 통제 상황을 고려해 일반인에게 티켓을 팔지 않기로 결정했다. 대신 특정 그룹의 관중에게 입장권을 배분한다는 방침이다.
돈을 받지 않고 관중을 동원하겠다는 정책으로 입장권 수익을 사실상 포기하겠다는 뜻이다.
대회 조직위원회는 코로나19 방역 관련 요구 사항을 철저하게 준수하는 사람을 선별해 경기장 입장을 허락하겠다는 입장을 덧붙였다. 구체적인 관중 규모와 선발 방식은 아직 공개하지 않았다.
베이징동계올림픽의 이 같은 방향 설정은 지난해 여름 무관중으로 개최된 도쿄올림픽(하계 대회)과 비슷해보이나 한 가지 눈에 띄는 차이가 있다.
도쿄올림픽 당시 경기장 외곽의 풍경은 썰렁했다. TV 중계 카메라도 관중석 그림을 거의 잡지 않았다. 대회가 무관중으로 치러졌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약 9300억원의 입장권 수입이 날아갔다.
베이징동계올림픽은 입장권 수익을 포기해도 선수와 관중이 함께 호흡하는 그림만큼은 어떻게든 유지하겠다는 입장이다. TV 매체를 통해 올림픽을 시청하는 전 세계 스포츠 팬들에게 도쿄올림픽과는 다른 그림을 보여주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다.
이는 중국의 정치 상황과 무관하지 않아 보인다. 올해 하반기 중국에서는 시진핑 국가 주석의 장기 집권이 확정될 수 있는 당 대회가 열린다. 코로나19 시국에 올림픽과 같은 지구촌 규모의 행사를 성공적으로 개최하는 것은 시진핑 주석의 리더십을 널리 알릴 기회다.
소규모의 동원 관중이라 하더라도 이는 정상적인 대회처럼 보이는 '그림'으로 여겨질 수 있다.
하지만 방심은 금물이다. 최근 베이징에서 전염성이 높은 오미크론 확진 사례가 발생하면서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기 때문이다.
도쿄올림픽도 어떻게든 관중을 수용하겠다는 입장을 고수하다가 개막을 2주 정도 남기고 전격적으로 무관중 개최를 선언한 바 있다.
베이징 대회 조직위원회가 코로나19 방역을 준수하는 관중을 동원한다 하더라도 선수단과 관계자의 100% 안전을 담보하기 위해서는 더 철저한 준비를 해야 하고 더 많은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이제 올림픽 개막까지 남은 시간이 많지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