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도 상황은 크게 다르지 않다. 선수단 절반 이상이 팀을 떠났다. 프로는 곧 돈이다. 떠나려는 선수를 잡을 명분이 없다. 계약기간이 남은 8명과 재계약한 2명만 팀에 남았다. 전력의 절반이라는 외국인 선수도 없다.
대신 박동혁 감독이 직접 고른 선수들이 충남아산으로 왔다. 전폭적인 지원을 하는 다른 구단과 무게감의 차이는 있지만, 오히려 박동혁 감독과 충남아산의 색깔에 맞는 선수들로 채웠다.
박동혁 감독은 18일 부산 전지훈련 중 기자회견에서 "지난해 좋은 성적보다는 좋은 경기력과 충남아산 축구를 알릴 수 있었던 퍼포먼스가 나왔다"면서 "올해도 마찬가지다. 추구하는 스타일의 선수를 요소요소 보강했다. 외국인 선수를 쓰지 못해 무게감 차이가 있고, 해결하는 것에 아쉬움이 남을 수는 있지만, 새로 영입한 선수들이 충분히 해줄 것이라 믿는다. 지난해 못지 않은 축구를 보여주고, 좋은 성적으로 마무리하겠다"고 출사표를 던졌다.
이어 "지난해 외국인 선수 2명이 15포인트를 올렸다. 38골 중 13골을 넣었으니 외국인 선수가 중요했다고 본다"면서 "올해 K리그1에서 온 선수들도 있다. 수준이 있는 선수들이니 외국인 선수 역할까지 해주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충남아산은 지난해 K리그2 10개 구단 가운데 8위를 기록했다.
하지만 선수들이 대거 이적했다. K리그2 영플레이어상을 받은 김인균이 대전 하나시티즌으로 떠났고, 주장이었던 박세진과 한용수 등 주축들이 이탈했다. 적은 예산 탓에 선수 영입도 쉽지 않았지만, 최저 연봉 팀이 살아남는 방법을 찾았다.
박동혁 감독은 "우리는 선수를 데려오기 위해서는 돈이 아닌 마음을 움직여야 한다. 그런 부분에서 한계가 있다. 한용수, 박세진을 잡지 못한 이유도, 프로는 금전적인 부분이 가장 크기 때문"이라면서 "시민구단으로 첫 수익(이적료)을 낸 것이 김인균이다. 새로 온 선수들에게도 우리 팀에서 인정을 받고, 다른 팀에 가는 것은 다 보내주겠다고 했다. 우리 팀이 계기가 돼 좋은 팀으로 가는 환경을 만드는 것도 보람된 일이라 생각한다. 이익을 남겨서 선수를 파는 것도 처음 했는데 계속 이뤄지면 선수 육성 폭이 넓어진다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계속해서 "지난해 23세 대표가 3명 나왔다. 오세훈(울산 현대)도 우리 팀에서 굉장한 성과를 내고 돌아갔다. 어린 선수들을 연령별 대표로 만드는 것도 리그와 별개로 내가 해야 할 역할이라 생각한다"면서 "김인균도 계약기간이 2년 남아 욕심이 있다면 안 보낼 수 있었다. 다만 선수 미래를 더 좋은 방향으로 갈 수 있도록 길을 열어주는 것도 감독 역할이라 생각해 보냈다"고 말했다.
K리그1 포항 스틸러스에서 송승민, 인천 유나이티드에서 유동규, 수원FC에서 이학민 등을 데려와 전력을 보강했다. 박동혁 감독이 직접 선택하고, 테스트한 선수들이다.
다만 K리그 개막이 2월로 앞당겨져 준비 기간이 부족한 점은 아쉬움이다.
박동혁 감독은 "내 눈으로 확인하지 않은 선수는 잘 뽑지 않는다. 새로 온 선수들도 전부 테스트를 했다. 우리 색깔이나, 원하는 축구를 잘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면서 "새로 조직력을 다듬어야 하고, 내 색깔을 입힐 시간이 너무 짧아 아쉽다. 3월에 개막하면 준비 시간이 많은데 2월 개막이라 시간이 짧다. 발 맞출 시간이 부족해 아쉽다"고 말했다.
목표는 6위다. 올해 K리그2 플레이오프는 5위까지 나갈 수 있기에 다소 의외다. 하지만 박동혁 감독은 5위라는 말에 손사래를 쳤다.
박동혁 감독은 "6위라면 예산 대비 최고 성적이라 본다. 5위를 해서 플레이오프에 가는 것은 다른 핑계를 떠나 안 되는 것 같다"면서 "목표 달성을 위해서는 45골 이상 나와야 한다. 실점도 30점대 후반으로 낮춰야 한다. 실수로 실점이 많이 나왔는데 그런 부분 보완하면 시즌을 잘 보내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