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덕도 신공항은 부산·울산·경남의 최대 현안 사업으로, 부울경 메가시티의 관문 공항이자, 지역 발전의 새로운 원동력으로서 지역민의 관심이 크다.
그런데 가덕도 신공항의 예타 면제를 놓고 여야가 공방을 벌이고 있다.
시작은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로부터다. 윤 후보는 지난 15일 부산에서 "기왕에 시작할 거면 화끈하게 예비타당성 조사를 면제시키겠다"라고 말했다. 이를 두고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는 "이미 면제됐다"고 평가 절하했다.
어찌 보면 부울경 표심을 공략하기 위한 발언으로 보이지만, '예타 면제를 누가 했냐, 누가 하냐' 이를 두고 여야 간 해석이 분분하다.
국회를 통과한 '가덕도 신공항 건설을 위한 특별법'에 보면, 제7조 예비타당성 실시에 관한 특례 조항이 있다. '기획재정부장관은 신공항 건설 사업의 신속하고 원활한 추진을 위해 필요하다고 인정되는 경우에는 국가재정법 제38조 제1항에도 불구하고 예비타당성조사를 면제할 수 있다'고 했다.
'예타를 면제할 수 있다' 이 부분이 논란이 됐다.
앞서 이재명 후보가 "이미 면제됐다"고 한 데 이어 민주당 송영길 대표는 페이스북에 "예타 면제의 근거 조항을 포함한 가덕도 신공항 특별법이 이미 지난해에 국회를 통과했다"며 윤 후보의 발언을 지적했다.
17일 부산을 찾은 송 대표는 발언 수위를 높였다. 그는 "윤 후보께서 부산에 오셔서 신공항 예비 타당성 면제하겠다라는 말씀은 고마운데, 이미 이 절차는 민주당의 주도로 법이 통과돼서 사실상 추진되고 있다는 말씀을 드리겠다"고 밝혔다.
같은 당 김두관 의원 역시 "가덕도에 조금의 관심이라도 있다면 금방 알 수 있는 얘기"라며 "정말 제 얼굴이 다 화끈거린다"며 비판했다.
민주당 경남도당 역시 보도자료를 내고 "2006년 노무현 대통령 지시로 동남권 신공항 검토가 시작됐지만, 이명박 정부에서 건설 백지화를, 박근혜 정부에서 신공항 건설이 아닌 김해공항 확장을 결정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문재인 정부에서 김해공항 확장 계획을 백지화했고, 민주당을 중심으로 '가덕도 신공항 특별법안'을 제출하는 등 강력하게 추진했지만, 당시 야당은 '보궐선거용 선심 쓰기'라고 반발하며 발목을 잡았다"라며 "국민의힘이 뒤늦게 입장을 번복해 가덕도 신공항 사업을 지원하겠다는 입장을 낸 것은 늦었지만, 다행한 일이며, 윤 후보와 국민의힘이 훼방만 놓지 않는다면 가덕도 신공항 건설 사업은 차질없이 추진될 것"이라고 비꼬았다.
이어 "작년 추석 전까지 사전타당성 조사까지 마치겠다던 민주당이 지금껏 아무런 노력도 보이지 않은 것은 작년 4·7 부산시장 보궐선거를 앞두고 표를 얻기 위한 사탕발림이었다는 증거"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정부 여당이 합심해 가덕신공항 예타면제 추진을 막아놓고, 이제와서 면제가 된 것처럼 거짓말하는 민주당이야말로 제대로 알아보고 상대를 공격해야 할 것"이라고도 했다.
같은당 송언석 의원 역시 "지난해 3월 부산시장 보궐선거를 앞두고 가덕도 신공항 특별법이 국회를 통과한 것은 사실이지만, 예타 면제가 확정된 것은 아니다"라며 "예타 면제는 행정부의 권한"이라고 강조했다. 사실상 다음 정부에서 예타 면제가 결정된다는 점을 강조한 것이다.
이어 "송영길 대표가 법의 내용도 모른 채, 비판을 위한 비판을 하고 있는 것"이라며 "거짓 선동으로 상대를 폄훼하고 국민을 호도하는 삼류 저질정치를 그만두길 바란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