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상]붕괴사고 7일째 고층부 수색 시작···추가 실종자 발견 안돼(종합)

[아파트붕괴]

연합뉴스

광주 서구 화정동 신축 아파트 붕괴 사고 7일째, 구조 당국이 실종자 매몰 가능성이 큰 건물 상층부 수색에 대한 나섰지만 성과를 내지 못했다.

대책본부는 이날 205명의 인력과 중장비 51대, 인명구조견 8두를 투입해 실종자 수색을 재개했다.
 
지하 4층부터 지상 2층까지 저층부 수색이 마무리 단계에 접어든 만큼 남은 실종자 5명은 상층부에 매몰됐을 가능성이 큰 상황이기 때문이다.
 
대책본부는 또 이날 건축물 안전진단 및 구조 분야 전문가와 대책 회의를 열고 상층부 수색 방안을 논의했다. 회의에는 한국건설품질연구원과 한국건축구조기술사회, 전국 타워크레인 설치 해체노조, 대학 교수 등 전문가 12명이 참석했다.

박요진 기자

붕괴가 이뤄진 23~38층 등 상층부는 잔해물로 인한 내부 위험 요소가 많은 것은 물론 높이 145m의 타워크레인이 건물에 기대어 있어 외부 수색이 어려운 상태다. 기울어진 타워크레인 해체에 투입할 1200톤 규모의 해체크레인은 현장 배치를 완료했다. 작업에 안전을 기하기 위해 높이 120m 정도인 같은 규모의 크레인 1대도 추가 투입하며 붕괴 아파트 건물의 인접 동 타워크레인도 보조한다.

불량 콘크리트 의혹 사실로 드러나나


현대산업개발 신축 아파트 붕괴 사고를 수사 중인 광주경찰이 이날 공사 현장에 레미콘을 납품했던 업체에 대해 압수수색을 진행하고 현대산업개발 공사부장을 포함한 현장관계자들을 추가로 입건하는 등 수사에 속도를 내고 있다.

광주경찰청 '광주 서구 신축아파트 붕괴사고 수사본부'는 이날 오전 현대산업개발 신축 아파트 공사 현장에 레미콘을 납품했던 업체 10여곳에 수사관을 보내 압수수색을 벌였다.

경찰은 공사 계약과 납품 관련 자료를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의 이번 압수수색은 불량 레미콘 납품 여부와 시공사와의 계약관계 등에 문제가 없었는지 등을 확인하기 위한 조치로 풀이되고 있다.

연합뉴스

그동안 전문가들을 중심으로 붕괴 사고 이후 콘크리트 품질 등에 문제가 있었을 가능성이 꾸준히 제기돼 왔다. 경찰은 이러한 문제점을 인식하고 '불량 콘크리트 의혹'을 수사를 통해 밝힐 것으로 보인다.

국토교통부 건설사고조사위원회도 이번 붕괴 사고의 원인 규명을 위해 콘크리트 강도 정밀 분석 작업에 착수했다. 다만 붕괴 현장의 콘크리트 시료 채취 작업엔 시간이 다소 걸릴 것으로 전망된다. 실종자 수색 작업이 최우선인 점과 추가 붕괴 가능성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불량콘크리트 의혹에 대해 경찰과 정부가 본격 조사에 착수한 가운데 경찰은 이날 현대산업개발 공사부장을 포함한 공사 및 안전관리 책임자급 5명과 하도급업체 현장소장 등 6명을 업무상과실치사상 등의 혐의로 추가 입건했다. 감리 3명에 대해서는 건축법 위반 혐의가 적용됐다.

이로써 앞서 업무상과실치사상 등의 혐의로 입건된 현대산업개발 현장소장을 포함해 현재까지 형사입건자는 총 10명으로 늘었다.


예비입주자들 "실종자 수습이 우선"


광주 서구 화정아이파크 예비입주자들이 정몽규 현대아이파크 회장의 진정성 없는 사과와 책임 없는 사퇴를 규탄하면서 실종자 수습이 최우선이라고 촉구했다.

화정아이파크 예비 입주자 협의회는 이날 오후 2시쯤 사고 현장 인근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정 회장의 진정성 없는 사과와 책임 없는 사퇴를 강력히 규탄한다"라고 밝혔다.

이날 기자회견에 나선 화정아이파크 예비 입주자 협의회 이승엽(44)대표는 "실종자 가족분들의 무사 귀환을 진심으로 바란다"라고 말했다.

이 대표는 "지난해 학동 참사에 이어 믿을 수 없는 대참사가 발생했다"며 "그런데 현대산업개발이 지금까지 한 일이라고는 사고 직후 공사기한을 독촉하지 않았다는 책임 회피성 해명과 함께 우리나라 최대 로펌인 김앤장을 선임한 일"이라고 덧붙였다. 이어 "더욱 놀라운 것은 신속하게 시공 계약 수주를 앞둔 다른 재개발, 재건축 단지에 진심의 사죄가 담은 현수막을 설치했다"라고 덧붙였다.

유대용 기자

광주 시민사회단체·정계, 정몽규 회장 사퇴 비판 목소리 잇따라


광주 신축 아파트 붕괴 사고와 관련해 정몽규 현대산업개발 회장의 사퇴 입장 발표를 규탄하는 목소리가 이어지고 있다.

이용섭 광주시장은 이날 SNS를 통해 "정몽규 회장, 사퇴가 능사도 책임지는 모습도 아니다"며 "사고 수습 전면에 나서 책임 있는 조치를 확실하게 이행하라"라고 비판했다.

이 시장은 "사고 아파트를 비롯해 건설 중인 모든 아파트에 대한 엄정한 안전진단을 통해 입주 예정자는 물론 국민과 전문가들이 납득할 수 있는 안전장치를 강구하라"며 "사고 발생 일주일 만에 사고 현장도 아닌 서울에서의 사퇴 발표는 실망을 넘어 분노와 울분만 줄 뿐"이라고 지적했다.

더불어민주당 광주광역시당도 "정몽규 회장은 기자회견에는 사고 현장을 어떻게 수습하겠다는 구체적인 대책은 전혀 없었다"며 "사퇴는 책임 회피에 불과한 것으로 7개월 만에 두 건의 참사를 일으킨 회사의 대표라면, 사퇴가 아니라 실종자 수색과 피해자에 대한 구체적인 대책을 책임지고 마련하는 것이 순서"라고 촉구했다.

정의당 광주시당 역시 "'정 회장의 2선 후퇴는 여론이 잠잠해지는 것을 기다려 다시 경영 일선으로 복귀할 수도 있다는 것으로도 읽힌다"며 "정 회장은 HDC현대산업개발 지분 40%를 보유한 지주회사 HDC의 최대 주주로 언제든지 회사 경영에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만큼 형식적인 사퇴로 국민을 농락하지 말라"라고 강조했다.

앞서 학동참사 시민대책위는 이날 오전 기자회견을 열고 "학동참사의 아픔이 채 가시기 전에 광주에서 참담하고 천인공노할 사고가 발생했다"며 "이윤만을 앞세운 부실 공사로 또다시 광주시민들을 죽음으로 내몬 현대산업개발을 건설업에서 영원히 퇴출하라"라고 주장했다.

현대산업개발, 재시공 가능성 언급에도 '안전 우려' 꼬리표

정몽규 HDC현대산업개발 회장이 17일 서울 용산구 HDC현대산업개발 용산사옥 대회의실에서 광주 아파트 외벽 붕괴 사고 관련 대국민 사과를 하고 있다. 이날 정 회장은 사퇴 의사를 밝혔다. 이한형 기자

광주 서구 화정아이파크 붕괴 사고와 관련해 시공사인 HDC현대산업개발(이하 현산)이 해당 아파트의 완전 철거 가능성을 언급하면서 부분 철거·보강이 아닌 건물 전체 재시공 방안에 무게가 쏠리고 있다.
 
하지만 붕괴 사고와 함께 현산에 대한 신뢰도가 바닥으로 추락하면서 향후 완전 철거와 재시공이 결정되기까지 상당 기간 진통이 지속할 것으로 전망된다.
 
HDC그룹 정몽규 회장은 17일 서울 용산구 사옥에서 광주 화정아이파크 붕괴 사고와 관련한 대국민 사과 기자회견을 열고 현산 회장직에서 물러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정 회장은 "다시금 고객과 국민들의 신뢰를 회복할 수 있도록 모든 대책을 수립해 실천하겠다"며 "우선 이번 사고가 발생한 광주 화정아이파크를 비롯해 전국 65개 작업 현장에 대한 외부 안전진단을 실시하겠다"라고 설명했다.
 
붕괴 사고가 발생한 광주 화정아이파크의 경우 아파트 전면 철거와 재시공까지도 고려하겠다는 입장이다.
 
연합뉴스

업계 안팎에서는 재시공으로 결정되더라도 아파트 건물 완공까지는 수년이 걸릴 것으로 보고 있다.

향후 재시공 여부를 결정할 안전진단에서 '문제가 없다'는 결론이 나와도 현재 바닥까지 떨어진 신뢰도를 고려하면 '안전 우려'가 꼬리표로 남을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조선대 건축공학과 조창근 교수는 "겨울철 무리하게 진행했다는 콘크리트 시공과 레미콘 자제에 대한 문제, 공정, 품질 관리가 제대로 되지 않은 상태에서 붕괴가 발생했을 수 있다"며 "붕괴되지 않은 아래층도 눈에 잘 보이지 않는 균열이나 파손이 있을 수 있다. 재시공이나 보강을 하더라도 입주자들의 인식을 개선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대한민국산업현장 교수단 최명기 교수는 "안전진단을 통해 대안을 결정하겠지만 행정 당국에서 완전 철거하겠다는 입장이고 입주민 여론까지 감안하면 붕괴 건물을 철거하는 방향으로 결정할 가능성이 높다"라고 전했다.

정몽규 회장 사퇴 직후 붕괴현장 방문···거센 항의 직면

정몽규 HDC 회장이 17일 오후 광주 서구 화정아이파크 붕괴사고 현장에서 기자들에게 둘러싸여 실종자 가족 대기소로 이동하고 있다. 연합뉴스

광주 신축 아파트 붕괴사고가 발생한 지 7일 만에 사임 발표를 한 정몽규 HDC현대산업개발 회장이 사고 현장을 찾았지만 실종자 가족의 거센 항의를 받았다.

정 회장은 이날 오후 4시 40분쯤 광주 서구 화정동 현대아이파크 붕괴 사고 현장을 찾았다. 정 회장 방문에 실종자 가족들은 "사고난 지가 언젠데 지금 와서 난리에요?" 따져 묻거나 "빨리 좀 구조해달라"라고 호소하기도 했다. 피해자 가족 협의회 안모(45)대표는 "피해 보상이 중요한 게 아니라, 인생이 절단나고 있다"라고 절규했다.

이어 대해 정 회장은 "최선을 다하겠다. 어떠한 경우에도 꼭 약속 지킬 것이다. 사고 수습하는 데 있어 어떤 부분도 책임을 면할 수 없다고 생각한다. 죄송하다"라고 사죄의 뜻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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