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원경상국립대학교병원 외과 간이식팀은 간경화로 오랜기간 투병 중인 환자에게 고등학생 자녀인 공여자의 간을 이식하는 생체간이식수술을 지난해 12월 말 성공적으로 마쳤다고 17일 밝혔다. 간이식 수술 이후 공여자와 수여자 모두 건강하게 퇴원했다.
병원에 따르면 이번 수술 환자인 A씨는 오랜 기간 간경화를 앓고 있었으며 최근 상태가 급격히 악화되어 급성 콩팥 기능 악화로 인해 소변도 나오지 않고 하루에 3천cc 이상의 복수가 발생하는 등 생명이 위급한 상태였다.
유일한 치료는 간이식뿐이라 생체간이식을 위해 남편과 가족이 1차 검사를 진행했지만 기증자로 적합하지 않았다. 뇌사자의 간이식도 고려하기 위해 국립장기조직혈액관리원(KONOS)에 등록하였으나 기증자 소식이 없어 애를 태우고 있던 중 당시 고등학교 1학년인 환자(현재 고2)의 아들 B군이 자신의 간을 기증하겠다고 나선 것이다.
B군은 만 16세 이상으로 기증이 가능하지만 미성년자라 고려해야할 사항이 많아 'KONOS'의 승인을 받는 데만 1개월 정도 시일이 걸렸다. 또 수술에 따른 위험성은 항상 존재하기때문에 의료진과 공여자, 환자 모두 깊은 고심을 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지만 어머니를 위해 간을 기증하겠다는 B군의 의지가 워낙 강했다.
1·2차 검사 결과 B군의 경우 간기증은 가능하지만 혈관과 담관의 변이가 있어 수술 증 각별한 주의가 필요했다. 오랜 기간 공들인 준비과정을 지나 지난 12월 23일 간이식 수술이 진행됐고 걱정했던 대로 B군의 혈관 및 담관 변이로 수술이 매우 까다로웠지만 다행히 수술은 무사히 잘 끝났다.
창원경상국립대병원 외과 김재리 교수는 "생체 이식 수술은 기증자의 안전을 가장 우선으로 확보해 시행하게 된다. 이번 간이식은 기증자와 수혜자의 간절하고 강력한 의지가 조합된 유의미한 성공 사례" 라며 "간암환자나 간경화 환자에게 간이식은 최후가 아닌 최선의 치료 방법이다. 앞으로도 지역의 대학병원으로서 장기 이식 수술과 같은 고난도 중증환자 치료에 매진하겠다"고 말했다.
현재 B군은 퇴원 후 학업을 이어나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