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히 인터뷰 내용에서 김씨가 윤 후보의 선거운동에 적잖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볼 수 있는 대목들이 나오면서 여당 일각에서는 '최순실 국정농단을 연상시킨다'는 강한 비판도 나온다.
"정책 행보에 방해만"…일단은 로우키 대응하는 與
후보 본인도 아니고 상대 후보의 배우자가 한 개인적 통화 내용이란 점에서 섣부른 비판을 자제한 모습이다. 또 이재명 후보가 '경제 대통령' 행보를 보이고 있는 가운데, 네거티브에 치중하는 모습으로 비칠 수 있다는 우려도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한 선대위 관계자는 "취재 윤리를 어긴 것으로 볼 수 있는 내용도 있고, 공적 내용이기보다는 가십성 내용들이 주로 보인다"며 "자칫 비판했다가 역풍이 불 수도 있다. 일단 국민들의 반응과 미칠 파장을 면밀히 본 후 대응을 해나겠다는 입장"이라고 설명했다.
與 일각선 "최순실 국정농단 떠올라…윤핵관보다 김건희가 위?"
하지만 당 일각에서는 방송 내용에 대해 '최순실 국정농단'처럼 공적 사안으로 번질 수 있는 가능성에 대비하고 있다. 인터뷰 내용에서 김씨가 윤 후보의 선거 활동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쳐왔음을 짐작할 수 있는 대목들이 나오면서다.MBC '스트레이트'에서 밝힌 김씨와 서울의소리 기자와의 통화 내용에 따르면, 김씨는 국민의힘 경선에서 가장 강력한 상대였던 홍준표 전 대표에게 "날타로운 질문을 해보라"라며 기자에게 질문을 시켰다. 또 선거운동 관련 정보나 자문을 요구하는 모습도 곳곳에서 보였다. 김씨는 윤 후보가 국민의힘에 입당하기 전 자체 캠프 시절 "나한테 그런 거 (선거운동) 컨셉트 같은 것을 해서 문자로 보내주면 안되냐"며 "이것을 정리해 우리 캠프에 적용을 하겠다"고 말했다.
김건희, 기자에게 "우리가 당선 되면 개인적 이득 많지"
김 씨는 자신과 통화한 기자에게 "우리가 (당선) 되면 좋지, 개인적인 이득은 많지"라며 "우리 남편이 대통령 되면 동생이 제일 득을 보지 뭘 그래. 이재명 된다고 이재명이 챙겨줘, 어림도 없다"고도 했다. 기자에게는 1억원 지불 의사를 밝히며 지속적으로 도움을 청한 사실도 확인됐다.
민주당 선대위 김우영 대변인은 CBS 노컷뉴스와의 통화에서 김씨의 발언들에 대해 "대통령 곁에서 권력을 사유화했던 최순실의 국정농단을 떠올리게 만든다"며 "국민이 국정농단에 대한 트라우마를 가지고 있을 정도로 고통을 겪었는데, 이를 떠올리게 할 수도 있다"고 했다. 또 "'윤핵관(윤 후보 핵심 관계자)보다 결국 위에 있었던 것 아니냐'란 의심을 할 수 있는 대목"이라고 일갈하기도 했다. 민주당 한 핵심 관계자 역시 통화에서 신중 대응 방침을 밝히면서도 "(김씨가) 기자에게 조력을 구한 것은 실제로 자기 영향력이 있다는 뜻으로 봐야한다"며 "민주당에 대입시켜보면 충격적인 내용들"이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후보 본인과 주변 의혹도 토론대상" 여론 40% 육박
한편, 후보 본인 뿐 아니라 주변에 대한 의혹 등도 토론의 대상이 돼야 한다는 여론도 높은 것으로 나타나, 김씨의 통화를 둘러싼 논란은 정치 영역에 소환될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여론조사 전문업체 서던포스트가 CBS 의뢰로 지난 14일~15일 이틀간 전국 만 18세 이상 남녀 1001명을 대상으로 전화 면접조사(무선 100%)를 실시한 결과, 토론 주제로는 '정책과 공약 뿐 아니라 본인 그리고 주변인 관련 사안까지 검증해야한다'는 응답이 37.8%로 가장 많았다. '주변인까지는 아니더라도 본인 관련 사안도 검증해야한다'는 응답은 32.2%로 나왔다. 최소한 정책과 공약만이 검증의 대상이 돼서는 안된다는 여론이 지배적인 셈이다. 다만, 지나친 네거티브로 비춰질 수 있다는 점에서 이재명 후보가 설 전 양자 토론에서 직접 언급할 가능성은 적을 것을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