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결식을 마치고 유해를 운구한 차량은 침통한 분위기 속에 대전현충원으로 천천히 들어섰다.
안장식이 엄수되는 가운데 유족들은 몸을 제대로 가누지 못하며 비통해했고, 동료 조종사들과 장병들도 눈물로 마지막 인사를 건넸다.
앞서 이날 오전 고인의 소속 부대인 경기도 수원 제10전투비행단에서 엄수된 영결식에서는 유족과 공군사관학교 64기 동기생, 동료 조종사, 부대 장병 등이 참석해 고인에 대한 애도를 표했다.
소속 부대장인 박대준 제10전투비행단장은 조사에서 "끝내 고인이 아끼고 사랑하던 전투기와 함께 무사귀환이라는 마지막 임무를 뒤로한 채 조국의 푸른 하늘을 지키는 별이 되고 말았다"며 "그 꽉 잡은 조종간을 이제 그만 내려놓고 그대가 그토록 사랑했던 대한민국의 하늘에서 부디 편안히 잠드시게"라고 기렸다.
공군에 따르면 고인이 조종하던 전투기는 지난 11일 오후 1시 43분쯤 이륙 후 상승하던 중 항공기 양쪽 엔진화재 경고등이 켜지고 기체가 급강하했다.
비상탈출하겠다고 두 차례 무전을 보냈지만, 심 소령은 끝내 탈출하지 못하고 민가에서 약 100m 떨어진 야산에 떨어져 순직했다.
공군은 조종기록장치에 남은 영상 등을 정밀분석하고 있는데, 심 소령은 기체가 뒤집힌 뒤 또 다른 방향으로 선회하다 추락하는 10초 남짓 동안 조종간을 계속 잡고 있었다. 공군은 심 소령이 민가를 회피하기 위해 비상탈출을 시도하지 않은 것으로 판단하며 정확한 사고 원인을 조사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