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인 B(35)씨 역시 지난해 3월 대전시 중구에 집을 장만했다. 집값이 가파르게 상승하자, 매수 시기를 놓치면 안 된다는 불안한 마음에 받을 수 있는 대출을 모두 끌어모아 아파트를 마련한 것이다.
현재 B씨의 아파트 가격은 5억 원 가량이고, 대출금리는 3%대. 당시 사상 최저금리 수준이라 고정금리가 아닌 변동금리로 정했다. 하지만 B씨는 "최근 들어 두 차례 기준금리가 오르고, 14일 또다시 올라 부담이 커지면서 소비를 줄여야 하는 처지"라며 "고정금리로 갈아탈까 생각도 들지만, 중도상환수수료와 대출액이 지속해서 나올지가 고민이라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있다"고 한숨을 쉬었다.
직장인 C(32)씨는 지난해 대전 대덕구의 아파트에 당첨됐다. C씨는 계약금부터 3%대 대출이자를 내며 마련했지만, 부동산 가격이 주춤하자 전매까지 고민 중이다. C씨는 "아파트 가격이 하락하면 높아진 이자까지 내면서 들어가야 하나 고민 중"이라며 "계약금부터 나중에 잔금까지 다 대출이자가 붙을 텐데 어떻게 해야 될지를 모르겠다"고 하소연했다.
기준금리 인상으로 대출자의 이자 부담은 크게 불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부터 이어진 '영끌(영혼까지 끌어서 투자)'족의 부담 역시 가중될 것이란 전망이다.
이런 가운데 대전과 세종 지역은 아파트 가격까지 내림세를 보이면서 영끌로 아파트를 사들인 이들이 이중고를 겪는 상황이다.
실제로 세종시 아파트값은 25주 연속 내림세다. 2년 9개월 만에 상승장을 끝낸 대전도 2주 연속 내림세를 기록했다.
13일 한국부동산원이 발표한 1월 둘째 주(10일 기준) 전국 주간 아파트 가격 동향 조사에 따르면, 세종 아파트 가격은 -0.28%로 전국에서 가장 많은 하락 폭을 나타냈다. 매물 적체와 거래 활동 위축 등 영향으로 내림세가 이어지는 분위기다.
대전 부동산 시장도 먹구름이다. 2019년 4월 중순 이후 올해 내림세로 전환한 대전 집값은 2주 연속 내림세(-0.03%)다.
5개 자치구 중 중구, 서구, 유성구 등 3개 구는 아파트값이 하락했고 대덕구는 보합이었다.
서구는 지난해 12월 27일 -0.01%로 하락 전환한 데 이어 지난 3일 -0.16%, 10일 -0.05%의 변동률을 보였다. 유성구도 지난해 12월 27일 -0.03%로 하락한 데 이어 지난 3일 -0.05%, 10일 -0.08%로 하락 폭이 커지고 있다.
지역의 한 공인중개사는 "금리 인상이 영향을 줄 수밖에 없을 것"이라며 "단기적으로 수요가 줄 수밖에 없을 것으로 예상하지만 대선 공약에 따라 앞으로 시장이 어떻게 변화될지 몰라 지켜본다는 입장의 수요자가 더 많아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