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상정 '활동중단'에 정의당 선대위 총사퇴…출렁이는 범진보

심상정 정의당 대선후보가 지난 12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한국기자협회 초청토론회에서 패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국회사진취재단
정의당 심상정 대선 후보가 지지율 부진으로 선거운동을 접고 칩거에 들어가면서 이른바 범진보 진영이 출렁이기 시작했다.
 
대선 선거대책위원회 총사퇴를 선언한 정의당이 체질 개선 방안 마련에 골몰하는 사이, 더불어민주당도 판세 분석에 분주해지고 있다.
 

지지율 충격에 돌연 '일정 중단' 선언한 심상정

심 후보는 지난 12일 밤 예고 없이 입장문을 통해 전체 일정을 중단하고 숙고에 들어간다고 밝혔다.
 
정의당이 전한 심 후보의 칩거 이유는 '현 선거 상황을 심각하게 받아들인다'였는데 오랜 대선 본선 경쟁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2~4% 수준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지지율 부진을 가리킨 것으로 보인다.
 
단순한 심 후보 본인의 부진 뿐 아니라 한 때 자신과 '제3지대 연대' 가능성까지 거론되며 비슷한 지지율을 보였던 국민의당 안철수 대선후보가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의 하락세를 틈타 지지율을 10%대로 끌어올리며 이른바 '빅3'로 부상한 것이 영향을 미쳤다는 게 중론이다.
 
여기에 일부 여론조사에서 여의도 정치권 인사도 아닌 국가혁명당 허경영 후보에게 지지율이 뒤지는 것으로 나타난 것은 다소 충격적이기까지 했다는 것이 정의당 관계자의 설명이다.
 
심 후보는 12일 참석한 한국기자협회 초청토론회에서 "국민들께 아직 믿음을 드리지 못하고 있다"며 "답답하고 또 많은 고민이 된다"고 심경을 감추지 않았다.
 

"후보에게 시간 드릴 것"이라는 정의당…류호정·장혜영 '투톱' 카드도 고민

지난 13일 정의당 여영국 대표가 전날 돌연 모든 선거운동 일정을 중단하고 숙고에 들어간 심상정 대선후보의 국회 의원회관 사무실을 방문한 뒤 기자들의 질문을 받고 있다. 심상정 대표는 현재 자택에 머물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윤창원 기자
정의당은 적지 않은 당혹감에 휩싸였다.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이 선대위 비대화와 내부 잡음으로 인해 각각 개편 작업을 단행했던 만큼, 정의당 또한 이번 주 내에 이러한 종류의 선대위 체질 개선에 나서려고 준비 중이었는데 덜컥 심 후보가 일정 중단을 선언했기 때문이다.
 
정의당 여영국 대표는 "후보가 연락이 안 돼 답답한 상황"이라며 "의원실 역시 후보 전화기가 꺼져 있어 소통이 안 되고 있다"고 토로하기도 했다.
 
결국 정의당은 전면 쇄신 외에는 답이 없다고 판단, 모든 선대위 구성원이 선대위에서 물러나고 추후 심 후보의 결심을 기다리기로 했다.
 
정의당 관계자는 CBS노컷뉴스와의 통화에서 "심 후보가 숙고의 시간을 가지기로 한 만큼 후보의 시간을 존중해야 된다는 생각"이라며 "선대위 구성은 당내 메시지를 정리한 뒤 판단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의당 류호정·장혜영 의원. 윤창원 기자
정의당은 심 후보의 칩거와 별도로 선대위를 '류호정·장혜영' 투톱 체제로 변화시키는 방안을 고민하고 있다.
 
심 후보가 거취를 고심하던 12일, 별도의 선대위 본부장단 회의가 열렸는데 두 의원을 간파으로 하는 선대위 조직개편 필요성이 다수 제기됐다.
 
다만 선대위 총사퇴가 결정되면서 이같은 논의가 계속해서 이어질지는 심 후보의 복귀 이후를 지켜봐야 한다.  
 

분주해진 민주당의 계산…득이냐 실이냐

심상정 정의당 대선 후보가 지난 10일 국회에서 '그린노믹스 그린경제 공약'을 발표하고 있다. 윤창원 기자
여야 정당 중에는 정의당과 지지층이 일부 겹치는 민주당은 이번 사태에 가장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
 
윤 후보의 부진으로 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의 지지율이 상대적으로 높아지며 각종 여론조사에서 대선후보 지지도 1위를 달리고 있지만 여전히 안심할 수 있는 수준은 아니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에서 심 후보의 활동 중단 선언이 나온 만큼 정의당 지지층의 심경이 어떻게 변화할지에 촉각이 세워질 수밖에 없다.
 
다만 심 후보가 칩거는 시작했지만 후보직을 사퇴할 가능성은 낮고, 현재 심 후보와 정의당의 지지율이 낮은 수준에 머물고 있다는 측면에서 이번 사건이 이 후보의 지지율에 큰 영향을 미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한 민주당 의원은 "정의당의 지지율이 2%대까지 떨어졌다는 것은 정의당 이외의 정당을 지지하지 않는 적극 지지층만 정의당에 남은 것"이라며 "이들이 타 정당 후보 지지로 돌아설 가능이 희박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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