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미크론 확진자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날 상황을 대비해 정부는 치료·격리기간을 기존보다 단축하고 일선 민간 병원이 코로나 환자 분류와 진료에 참여하도록 했다.
14일 방역당국에 따르면 오미크론 대응을 위한 방역·의료체계는 고위험군을 관리하고 중증을 예방하는 데 초점이 맞춰진다. 모든 감염원을 차단해 감염을 예방하는 데 주력했던 기존 방식으로는 델타보다 전파력이 2~3배 강한 오미크론에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없다는 판단에서다.
정부는 지난달 24일 오미크론이 국내에 첫 유입 후 7주 만에 검출율이 12.5%된 점을 고려하면 21일 무렵에는 델타를 제치고 우세종이 될 것으로 전망한다. 구체적 수치는 약간 차이가 있지만 2월 말~3월에는 확진자가 1만명은 넘을 것이라는 게 정부가 의뢰한 민간 전문가들의 공통된 예측이다.
정부는 우선 오미크론이 우세종이 되기 전까지를 '대비' 단계(일일 확진자 5천명 이하)로, 우세종이 된 후를 '대응' 단계(일일 확진자 7천명 이상)로 구분해 유행을 대처하기로 했다. 대비 단계는 현 체계대로 확진자 발생을 낮추고 오미크론 확산 지연을 목적으로 하지만 대응 단계부터는 이미 확산한 오미크론의 통제보다는 중증예방과 지속 가능한 방역·의료체계 유지가 우선순위가 된다.
구체적인 방안을 살펴보면 '대비'단계에서 밀접접촉자와 확진자의 격리기간은 지금과 마찬가지로 10일로 유지된다.
하지만 대응 단계에서는 7일로 줄어든다. 이 경우 밀접접촉자는 6일 차 PCR(유전자 증폭검사) 실시 후 음성을 받으면 격리가 해제되는데 확진자는 격리를 마쳐도 3일 동안 방역수칙 준수가 권고된다.
따라서 이 수치를 넘을 경우를 고려해 대비 단계 때 동네 병·의원에서 신속항원검사가 가능한 여건을 마련하여 대응 단계에서 적용하겠다는 계획이다. 이에 맞춰 신속항원검사를 받은 경우 24시간 방역패스 효력을 인정하는 방법을 검토하고, 건강보험 적용도 추진 중이다. 다만 대응단계에서의 PCR 유료화 여부는 아직 검토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지금의 공공보건 중심의 진료도 민간 병원을 포함해 확대하는 방식으로 바뀐다. 정부는 대응 단계 시 지역 1차 의료기관에 확진자를 분류하는 기능을 부여하고 병·의원도 코로나 진료에 참여하도록 할 방침이다. 당국 관계자는 "현재 관련 내과나 의사단체 등과 논의하고 있어 구체적으로 진행 단계를 밝히기는 어렵다"고 설명했다.
치료제 사용도 단계별로 확대된다. 대비 단계에서는 렉키로나 등 항체치료제를 적극 사용하면서 화이자 사의 팍스로비드 등 먹는 치료제를 추가 확보하고 공급기반을 조성하는 작업이 이뤄진다. 먹는 치료제는 이 단계에서는 주로 고령층을 대상으로 투여된다.
이후 대응 단계가 되면 오미크론에 큰 효과가 없는 항체치료제 대신 램데시비르를 경증 환자를 대상으로 사용하고 미리 확보한 먹는 치료제 투약을 늘리게 된다. 대상자를 60대 이상 혹은 기저질환 보유자 등부터 점차 확대될 방침이다. 정부는 확진자에게 치료제를 배달하고 구체적인 복용 가이드라인 등에 대해 준비를 마친 상태다.
이밖에 정부는 대비 단계에서 분야별로 업무지속계획(Business Continuity Plan)도 마련해 대응 단계에서 시행하기로 했다. 환자가 급속도로 늘어날 때 의료진을 비롯해 항공, 소방 등 사회 핵심기능의 손실 최소화가 목표로 △핵심업무 우선순위 정의 △BCP 관리팀 지정 △관련 종사자 3차 접종 제고 및 신속항원 검사 △재택근무 활성화 △비상시 인력동원 등이 중심 내용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