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N:터뷰]"스걸파 모든 배틀현장 보면서 눈물 많이 흘렸죠"

최근 종영한 엠넷 '스트릿댄스 걸스 파이터' 제작진 권영찬 CP-김나연 PD 인터뷰
한국 최고의 여고생 원톱 크루 찾기 위한 서바이벌 프로그램
신드롬적인 인기 끈 '스우파'의 스핀오프 버전…'스우파' 크루가 심사위원으로
"현장에 전문 의료진 상주…모든 출연진 안전한 촬영 위해 노력"
미션 중 참가 팀의 비매너 논란으로 비난 일기도
"건강한 경쟁 보여드릴 수 있도록 만전 기하겠다"

왼쪽은 '스트릿댄스 걸스 파이터' 기획의도, 오른쪽은 '스걸파' 권영찬 CP와 김나연 PD. '스걸파' 공식 홈페이지, CJ ENM 제공
'엠넷표 매운맛 서바이벌'을 표방하며 지난해 8월 시작한 여성 댄스 크루의 경연 프로그램 '스트릿 우먼 파이터'(이하 '스우파')는 신드롬적인 인기를 끌었다. 내로라하는 프로들이 오직 실력으로만 겨루는 점, 수준 높았던 무대 속출, 승자와 패자가 갈린다는 긴장감, 각 크루는 물론 개인별로도 숨겨지지 않는 스타성과 개성 등 다양한 요소가 합쳐진 결과였다.

온라인뿐 아니라 오프라인 화제성까지 잡은 '스우파'가 흥행하자, 엠넷은 일찌감치 후속 프로그램을 준비했다. 여고생 댄스 크루들이 춤으로 경쟁하는 '스트릿걸스 댄스 파이터'(이하 '스걸파')는 이렇게 탄생했다. '쇼미더머니' 이후 참가자 연령대를 10대로 낮춘 '고등래퍼'를 론칭한 것과 같은 흐름이다. 참가자로서 저지(심사위원)의 평가를 받아야 했던 '스우파' 크루들은 본업으로 돌아가 심사위원을 맡았고, '스우파'의 MC로 좋은 반응을 얻었던 강다니엘이 그대로 MC로 합류했다.

어쩌면 '스우파'에 쏟아진 열광을 빠르게 이어가려는 시도로만 끝날 수 있었으나, '스걸파'는 시청자에게 익숙하면서도 신선한 재미를 선사해 높은 관심 속에 방송됐다. 아직 나이는 어리지만 누구보다 춤을 사랑하고, 각양각색의 미션을 수행하기 위해 머리를 맞대고, 풍부한 아이디어를 내고, 춤으로 그 창조성을 표현하는 참가자들은 금세 셀러브리티가 되었다.

또한 '스걸파'는 마스터가 되어 참가자들에게 미션과 관련해 조언을 건네고, 가감 없이 심사를 펼치는 '스우파' 크루들의 면모를 확인할 기회였다. 한층 더 여유로워진 'MC 강다니엘'의 모습도 볼 수 있었다. 특히 참가 크루들에 대한 관심이 커, 각각 우승과 준우승한 턴즈와 뉴니온은 물론이고 아마존, 미스몰리 등 중간 탈락 팀도 고루 사랑받았다.

결승전을 코앞에 두고 벌어진 K팝 안무 창작 미션 당시 라치카가 코칭하는 클루씨가 상대 팀인 YGX 소속 스퀴드에게 우스꽝스러운 안무를 주어 무례한 태도를 보였다는 점이 큰 논란을 낳았다. 참가자들이 악용할 만한 빈틈을 미션 과정에서 노출한 제작진이나, 클루씨의 다소 일방적이었던 행동을 제어하기보다 오히려 옹호하려고 한 라치카에게도 비판이 제기됐다.

지난해 11월부터 6주 동안 여러 가지 화젯거리를 쏟아낸 '스걸파' 최종회 시청률은 2.347%(닐슨코리아 케이블 기준)로, 전 회차 중 가장 높은 수치였다. CBS노컷뉴스는 '스걸파'를 제작한 권영찬 CP와 김나연 PD를 서면 인터뷰해, '스걸파'를 둘러싼 다양한 궁금증을 물었다.

다음은 일문일답.

'스걸파'에서 우승한 크루 턴즈. '스걸파' 캡처
1. '스걸파'가 최종회에서 최고 시청률을 기록하며 종영했습니다. 처음 프로그램을 기획하고 제작할 때 세운 목표가 무엇이고, 마지막 회까지 끝난 지금 그 목표에 얼마나 가까워졌는지 제작진의 만족도와 평가를 듣고 싶습니다.


권영찬 CP : '스우파'의 스핀오프 프로그램으로 시작했지만 '스걸파'는 기존 한국에서 했던 스핀오프 프로그램과는 다르다고 생각합니다. 거의 매회 비드라마 부문 전체 화제성 1위를 계속 차지했고, 전회차가 1539 타깃 동시간대 1위 2049 남녀 동시간대 1위를 기록하면서 오리지널 '스우파'에 버금가는 킬러 콘텐츠가 됐습니다. 이런 결과는 단순히 스우파의 인기를 한 번 더 이어가려는 기획이 아닌 프로 댄서들 못지않은 10대 댄서들의 매력에 포커스를 맞췄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준비 시간이 다소 빠듯해 제작진 입장에서는 구성적으로 약간 아쉬운 점이 있었지만, 스걸파의 가장 큰 매력은 춤을 정말 사랑하고 춤에 실력 있는 10대들을 보여줄 수 있는 공간을 만들어 준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2. 서바이벌 프로그램인 만큼 어떤 미션이 나오고, 참가자들이 어떻게 그 미션을 받아들이고 자신들만의 무대를 준비하는지가 핵심 관전 포인트였습니다. 승패가 갈리는 '스걸파'의 판을 짜면서 가장 중점에 두었던 것은 무엇인가요?

권영찬 CP : '스우파'를 기획했을 당시에는 춤을 정말 잘 추는 프로들의 치열한 서바이벌 매운맛으로 프로그램의 재미를 끌어내려고 했었고, '스걸파'는 댄스를 정말 사랑하는 10대들의 모습에서 10대들에게서만 볼 수 있는 열정 순수함 등을 통해 또 다른 댄스의 재미를 전해드리고 싶었습니다.

3. '스걸파'를 통해 창의성과 실력을 고루 갖춘 10대 댄서들이 많다는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참가자들을 보고 인상 깊었다거나, '아, 참가자들 덕분에 우리 프로그램이 잘되겠다' 하고 느꼈던 순간이 있다면 알려 주세요.

김나연 PD : 춤을 향한 10대들의 순수한 날것의 열정은 정말 대단했습니다. 그들의 간절함과 열정이 춤을 통해 오롯이 드러남으로써 대중의 마음도 울렸다고 생각해요. 옆에서 지켜본 여고생 댄서들의 괴물 같은 실력과 안무의 퀄리티는 '스우파' 댄서들과 견줄 정도로 대단하다고 느꼈고, 어린 나이임에도 불구하고 경쟁하는 과정에서 서로를 깎아내리는 모습이 아닌 진정으로 응원하고 리스펙트하는 등 성숙하게 경쟁하는 모습이 감동적이었고, 이런 모습이라면 대중들도 열광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특히 모든 배틀 현장을 보면서 눈물을 많이 흘렸던 것 같습니다. 불과 10대의 나이를 가진 친구들이 어쩜 저렇게 춤에 진심이고 간절한 마음일 수 있을까라는 감정을 배틀을 볼 때마다 느꼈어요. 게다가 서로 격려하고 응원하는 모습에서 큰 감동을 받았습니다. 더 나아가 순수하고 꾸밈없는 10대 친구들의 열정이 우리 스스로를 되돌아보게 한다는 점에서 많이 울컥했던 것 같아요. 또한 1차 오디션 크루 선발전 때 반응이 가장 폭발적이었던 것 같습니다.

전문가인 23명의 마스터가 바로 눈앞에 있는데도 불구하고 대부분의 여고생 크루들이 긴장하지 않고 자신들의 실력과 끼를 맘껏 발산하는 모습을 보고 대단함을 느꼈습니다. 마스터들 역시 요즘 여고생 댄서들의 실력을 현장에서 눈으로 확인하고 많이 놀라며 자극을 받았다고 했습니다. 특히 클루씨의 프리스타일 퍼포먼스 때는 방송에 담기지 않을 만큼 마스터들의 엄청난 호응이 있었습니다.

'스걸파'에서는 '스우파'에 출연한 YGX, 웨이비, 홀리뱅, 훅, 코카N버터, 프라우드먼, 라치카, 원트가 출연해 마스터로 활약했다. '스걸파' 공식 홈페이지
'스걸파'의 MC를 맡은 가수 강다니엘. '스걸파' 공식 홈페이지
4. '스트릿 우먼 파이터'의 크루가 마스터가 되고 MC 강다니엘도 그대로 가서 화제성이 이어졌습니다. 이들에게 새롭게 발견한 매력이나 장점이 있다면 이야기해 주세요.

권영찬 CP : 제작진 팀장으로서 강다니엘씨한테  감사한 부분이 많습니다. '스우파'라는 신규프로그램 MC 1순위 섭외가 강다니엘씨었는데 그 이유는 비보이 출신이었고 댄스배틀 경험자로서 스트릿 댄스 신뿐만 아니라 배틀 문화를 잘 이해하는 적임자였기 때문입니다. 타 스케줄 때문에 힘든 컨디션이었는데 흔쾌히 제작진 기획 의도에 응해줬고, 그래서 촬영 때 경험에서 나오는 리액션뿐만 아니라 방송에서는 많이 비치지 않았지만 배틀 때 댄서들을 센스 있게 배려해 줬습니다.

5. '스걸파'의 출발점이 된 '스우파'의 경우, 각자 오랫동안 해당 신에서 경력을 쌓아 온 성인 위주의 '프로'들이 나온 프로그램이었습니다. '스걸파'는 아직 아마추어에 가깝고 무엇보다 연령대가 10대였는데요. 이런 참가자들의 특성을 고려한 안전장치가 프로그램에 있었는지 궁금합니다. 예를 들어 지역에서 온 참가자들을 위한 숙소 마련, 촬영 중 부상자가 나올 경우 대처 방법 등이요. 없었다면 향후 프로그램 제작 시 반영하려고 계획 중인 것이 있는지 설명 부탁드려요.

김나연 PD :  출연자가 10대 친구들이라 저희 제작진과의 소통에 가장 신경을 많이 썼습니다. 또한, 연출자로서 10대들의 퍼포먼스를 현업에 있는 마스터들도 함께 공감하고 즐기고 호응할 수 있는 장을 만들고 싶었습니다.

매 촬영 시에는 촬영 현장에 전문 의료진이 상주해 혹시 모를 상황에 대비하고 부상 시 즉각 치료를 진행할 수 있도록 대비하는 등 출연진 모두의 안전한 촬영을 위해 노력했습니다. 향후 만약 스걸파 다음 시즌이 진행된다면 사전에 더 많은 협의와 대화를 통해 좀 더 디테일한 지원을 고민해보도록 하겠습니다.

6. 5회 때 나온 클루씨의 '비매너 논란'이 온라인을 뜨겁게 달궜습니다. 라치카와 클루씨를 향한 비난이 거세지자, 비하인드 영상을 공개했고 제작진도 좀 더 세심하게 연출하겠다는 다짐을 자막으로 내보내긴 했으나 역부족이라는 반응이 나왔죠. 제작진은 참가자와 멘토가 바람직하지 못한 방향으로 가려고 할 때 이를 중재할 책임이 있고, 더 우선적으로는 소위 '어그로'가 끌리지 않도록 규칙을 세밀하게 세워 준비를 철저히 했어야 한다는 내용입니다. 엠넷의 자극적인 편집을 문제 삼는 의견도 있었는데 이에 대해 제작진 입장이 어떤지, 재발 방지 대책이 어떤지 구체적인 답을 듣고 싶어요.

권영찬 CP : K팝 안무 창작 미션은 파이널을 앞둔 마지막 미션으로, 각 크루들의 강점을 보여주기 위해 기획됐습니다. 이 과정에서 보내주신 여러 의견들을 겸허히 받아들입니다. 파이널 방송 전 선공개 영상을 통해 전해 드렸듯이, 향후에도 댄스를 사랑하는 댄서들의 건강한 경쟁을 보여드릴 수 있도록 보다 만전을 기하도록 하겠습니다.

왼쪽부터 '스걸파' 김나연 PD, 권영찬 CP. CJ ENM 제공
7. '스우파' 상금이 5천만원이고, '스걸파' 상금이 1천만원이었습니다. 우승자가 1인이 아니고 여럿으로 이루어진 크루라는 점에서 상금이 비교적 적었던 게 아니냐는 지적도 나오는데 제작진 생각이 궁금합니다.


권영찬 CP : '스걸파' 우승 크루에게는 우승상금뿐만 아니라 금융상품 모델의 혜택도 주어졌습니다. 또한, 댄스에 대한 열정을 가진 10대 크루들이 자신들의 기량을 펼칠 멋진 무대를 만들어주기 위해 모두가 노력해 온 만큼, 우승상금이 출연 목적의 전부라고 생각하지는 않았습니다.

8. '스걸파'는 6회로 종영했습니다. '스우파' 때도 짧았다는 반응이 있었던 만큼, '스걸파' 각 크루의 개성과 장점이 돋보이기에 부족하지 않았나 하는 아쉬움도 나오는데 원래 6회로 기획하신 건가요? '스걸파' 종영 이후 또 선보일 관련 콘텐츠들이 있는지도 궁금해요.

권영찬 CP :  '스우파'가 대중들한테 너무나 큰 사랑을 받고 9회로 끝나는 것에 아쉬워하는 반응이 너무 많아서 오프라인으로는 '스우파 전국투어 콘서트'를 준비하게 됐고, 방송으로는 스핀오프 프로그램을 준비하게 됐습니다. 대중들의 춤에 대한 관심과 사랑을 조금이라도 계속 이어갈 수 있도록 '스우파'가 끝나는 시점과 맞물릴 수 있도록 빠르게 준비하면서, 처음부터 회차가 긴 프로그램으로 기획되지 않았습니다. 훗날 '스걸파' 시즌 2를 하게 된다면 시즌 1의 회차보다는 더 많게 기획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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