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발 살아만 있어 주길" 뜬눈으로 밤 지샌 광주 실종자 가족들

이용섭 광주시장이 12일 오전 광주 서구 화정동 신축 아파트 외벽 붕괴사고 현장에서 실종자 가족을 만나고 있다. 김한영 기자
광주 서구 화정동 현대아이파크 신축 아파트 붕괴 사고와 관련해 노동자 6명이 실종된 가운데 실종자 가족들이 뜬눈으로 밤을 지새웠다.

사고 현장 안에 있는 50대 아버지를 기다리는 20대 여성 A씨는 "어제 6시부터 어머니와 임시 천막에서 아버지를 기다리면서 한숨도 못 잤다""아버지가 제발 살아만 있어 달라는 마음 뿐이다"고 말했다. 이어 "이제는 아버지의 휴대전화가 신호도 가지 않는다"며 "20여 년을 이상을 아파트 건설현장을 돌며 실리콘 작업을 했지만 이런 일이 발생할 줄은 상상도 못했다"고 하소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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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1일 밤 8시 이후 건물 외벽과 대형 크레인의 추가 붕괴 우려해 소방당국 등이 수색을 중단하면서 실종자 가족들의 항의가 이어졌다.

또 다른 실종자 가족 B씨는 "현대산업개발이나 구조 당국, 구청 관계자 등은 구체적인 구조 계획은 설명하지 않고 가족들을 피하고 있다"며 "새벽 3시부터는 현장에 실종자 가족들만 남아있었다"고 분통을 터트렸다.이어 "어제부터 이어진 강추위와 어둠 속에서 실종자들이 10시간을 넘게 사고 현장에 있는데 버틸 수 있을 지 모르겠다"며 "성인 남성도 버티기 힘겨운 날씨인데도 구조당국은 야간에 생존자에게 희망을 주기 위해서 전조등을 비춰주는 등 최소한의 노력도 보여주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여동생 남편을 기다리는 70대 C(여)씨는 "빨리 현장에 있는 사람들을 구조해야 하는데 구조당국은 도대체 뭘 하고 있는 건지 모르겠다"며 "계속 안전점검을 한다는 말만 반복하면서 애꿎은 시간만 보내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지난 11일 오후 3시 47분쯤 광주 서구 화정동 현대아이파크 신축 현장에서 아파트 건물 외벽이 붕괴돼 작업자 1명이 경상을 입고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으며 6명의 소재가 파악되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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