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윤석열 대선후보는 10일 인천시 선거대책위원회 출범식에 참여한 뒤 멸공 논란에 "가까운 마트에 가서 필요한 물건을 그냥 산 것뿐이다. 제가 멸치 육수를 많이 내서 먹기 때문에 멸치를 자주 사는 편이다. 그리고 아침에 콩국 같은 것 해놨다가 많이 먹기 때문에 콩도 늘 사는 품목 중 하나"라고 말했다.
윤 후보는 또 "자유민주주의는 헌법 질서를 반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 누구나 의사 표현의 자유를 갖는다"며 이념적인 메시지가 나온 것 아니냐는 일각의 우려를 일축했다. 권영세 선거대책본부장도 국민의힘 일부 인사들의 '멸공릴레이'에 대해 "우리 선대본부 차원에서 방침으로 채택한 것은 아니"라며 거리를 뒀다.
'멸공 챌린지'에 가세했던 윤 후보가 '표현의 자유'까지 얘기하며 선긋기에 나선 것은 여권 비판은 물론, 야권 내부에서도 우려가 상당했기 때문이다. 윤 후보가 전통 지지층 결집을 통해 지지율 방어를 한다며 군부독재 정권 시절 철지난 구호까지 동원했다는 게 비판의 요지다.
더불어민주당 윤호중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선대위 회의에서 "모 유통업체 대표의 철없는 '멸공'놀이를 말려도 시원찮을 판인데 따라 하는 것도 자질을 의심케 한다"며 "자중지란 끝에 겨우 돌아온 윤석열표 선대위 대전략이 고작 국민 편 가르기, 구시대적 색깔론이란 말인가"라고 쏘아붙였다.
국민의힘에서는 나서서 부적절했다는 의견을 내는 인사를 찾기 어렵다. 원희룡 선대위 정책본부장이 이날 라디오인터뷰에서 "저도 사실 썩 동의하기는 어렵다"고 말하는 정도다. 다만 '더 이상 확전은 그만'이라는 공감대는 당내에 형성돼 있다.
이준석 당 대표는 "윤 후보는 가볍고 위트 있게 대응했다"면서도 "윤 후보의 모든 행보 하나하나 깊게 관찰하는 분들이 이어가는 '멸공 챌린지'는 과한 것이라 본다"며 자제를 요청했다.
이런 공감대에서 나경원 전 대표와 최재형 전 감사원장, 김진태 전 의원까지 이어졌던 국민의힘 인사들의 '멸공 챌린지'는 더 이상 이뤄지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우리 당이 색깔론을 동원하던 극우 보수가 아니라 능력 있는 보수라는 메시지를 전달해야 하는데, 멸공 논란이 예전 이미지를 환기시킬까 염려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