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산재사망 사업장, 4곳 중 3곳은 중대재해법 수사도 안됐을 것"

지난해 산업재해 사망사고 사업장 총 811곳, 중대재해처벌법 시행됐더라면…
오는 27일 즉시 법 시행되는 상시노동자 50인 이상·공사금액 50억 이상 사업장이 190개소
산재사망 사업장 중 76.6%는 규모 작다는 이유로 법 적용 안돼

스마트이미지 제공
만약 중대재해처벌법이 이미 시행됐더라도, 지난해 산업재해 사망사고 발생 사업장 4곳 중 3곳은 '규모가 작다'는 이유만으로 법망을 피해갔을 것이라는 정부 추정치가 발표됐다.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산업재새 사고사망(산재승인 기준 공식통계)가 발생한 사업장은 총 811곳으로, 이 곳에서 828명의 노동자들이 일하다 목숨을 잃었다.

그런데 이 가운데 상시노동자 50인 이상 사업장, 또는 공사금액 50억원 이상 현장에서 산업재해 사망사고가 발생한 곳은 190개소(23.4%)로, 이들 사업장들은 만약 법이 지난해부터 시행됐다면 수사대상에 올랐을 것이라는 게 노동부의 설명이다.

중대재해처벌법은 오는 27일부터 5인 이상 사업장 사업주 또는 경영책임자 등에게 적용된다. 다만 상시 노동자가 50명 미만인 사업장이나, 공사금액 50억원 미만의 건설현장은 2024년 1월 27일로 법 적용이 유예된다.

물론 아직 중대재해처벌법이 실제로 시행되기 전이기 때문에 이들 190개 사업장은 법 적용 대상이 아니다. 또 27일 이후에 중대재해가 발생한 경우라도, 사측이 사전에 안전보건조치를 갖추고 관리체계를 구축하는 등 예방 의무를 다했다면 중대재해처벌법의 처벌을 피할 수 있다.

다만 이를 뒤집어 말하면 76.6%에 달하는 621개 사업장의 사업주들은 노동자가 일하다 목숨을 잃었지만, 중대재해처벌법의 수사대상에 아예 오르지 않았을 것이라는 뜻이기도 하다.

연합뉴스
앞서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윤미향 무소속 의원이 노동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사망자 수를 기준으로 볼 때 지난해 50인 미만 사업장에서 발생한 산재사망사고 비율이 80.7%에 달했다.

5인 미만 사업장에서 숨진 경우가 317명으로 전체의 38.3%를 차지했고, 5~49인 사업장의 사례는 351명으로 42.4%에 달했다.

이 때문에 노동계는 비교적 산업재해에 취약한 중소기업들이 정작 중대재해처벌법 적용 대상에서 비껴갔다며 법 적용 대상을 확대해야 한다고 요구하고 있다.

이에 대해 노동부 권기섭 산업안전보건본부장은 "법 시행 전이기 때문이 실제 수사의 대상은 아니지만, 190개소에서 200여명의 사망자 수가 있어 약 25%의 사고 사망자 수가 중대재해법 수사 대상에서 발생했다"고 밝혔다.

이어 "공사금액 50억원 이상, 상시근로자 50인 이상 사업장이 대체로 약 5만 곳 내외"라며 "(산재사망사고가) 위의 190개소에서 얼마나 줄어들 것인지를 보면 중대재해처벌법에 대한 직접적인 효과를 알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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