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년 만에 자체 승진한 강릉부시장…3개월 만에 명퇴 신청

김년기 강릉부시장. 강릉시 제공
지난해 11월 김년기 강릉부시장이 19년 만에 자체 승진을 통해 임명됐지만 오는 16일자로 명예퇴직을 신청했다.

10일 강릉시에 따르면 오는 6월 말 공로연수가 예정된 김 부시장은 3개월도 안되는 짧은 부시장 임기를 접고 40년간의 공직생활을 마감한다. 퇴임식은 오는 14일 오후 3시 시청 대회의실에서 개최한다.

김 부시장은 강릉고를 졸업했으며 지난 1982년 명주군에서 9급 공무원으로 시작해 올림픽운영과장, 기획예산과장, 행정국장, 문화관광국장 등을 역임했다. 이어 지난 11월 강릉시에서는 19년 만에 부시장으로 자체 승진했다. 통상적으로 부단체장 인사는 도와 사교류 방식으로 이뤄지는 것이 관례였던 만큼 당시 인사에 대해  김 부시장은 물론 시 조직 내부에서도 상당히 고무적인 인사로 받아들였다.

하지만 강원도의 1월 정기인사와 관련해 강릉부시장 교체설이 언론 등을 통해 흘러나오면서 논란이 일었다. 이에 김 부시장은 "부시장으로 승진한 지 불과 2개월도 채 안됐고, 내년 6월 말이 정년인데 도가 당사자와 논의도 없이 언론을 통해 압박을 하는 게 아닌가 이런 느낌도 들어 유감"이라며 "현재로써는 아직 그만둘 생각이 없다. 어떻게 하는 것이 강릉시 발전에 도움이 될지 고민을 많이 하고 있다"고 털어놓기도 했다.

이와 관련해 공무원노조 강릉시지부도 성명을 통해 "광역자치단체 인사권이 추구하는 고유한 목적성이 있다고 하지만 유명무실하고, 그동안 광역자치단체의 승진 자리를 하나 더 만들어 주는 역할만이 있었을 뿐"이라며 "부시장이 승진한 지 불과 2개월, 6개월 뒤에 공로연수에 들어가는 상황에서 도가 인사권을 휘두르겠다고 하는 것은 강릉시에 대한 무도한 횡포이자 자리 찬탈로 볼 수 밖에 없다"고 맹비난했다.

이 같은 논란 속에 결국 명예퇴직을 신청한 김 부시장은 "솔직히 강원도의 입장을 거스르기도 쉽지 않고, 혹여 그렇지 않을 경우 우리 시민들이나 공무원들에게 다소 피해가 갈수도 있다"며 "어떻게 보면 동등한 지자체라고 볼수도 있겠지만, 도에서 예산을 쥐고 있는 부분이 있기 때문에 제도적으로 보완이 되지 않은 한 극복하기 어려운 구조인 만큼 강릉시 발전을 위해 심사숙고 끝에 결정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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