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2월 10일 호주 ABC 방송의 스트리밍 서비스 채널 '아이뷰'(iview)에서 공개된 10부작 드라마 '본 투 스파이'(Born to Spy)는 IMDb에서 넷플릭스 인기 드라마 '오징어 게임'(8.0)과 '지옥'(6.7) 보다 높고, 영화 '기생충'(8.6)에 버금가는 평점을 얻었다.
이후 이 드라마는 호주 'ABC ME'(어린이 채널 23)에서 매일 오후 5시에 10주간 방영됐다. 현재 iview에서 시청할 수 있지만, 아직 국내에서는 볼 수 없다.
드라마에서 남매 '민'과 '유나'는 어느 날 갑자기 사라진 부모를 찾아 나서고, 그 와중에 부모가 국제 스파이라는 사실을 알게 된다. 하지만 남매는 개의치 않고 부모와 함께 악당을 물리친다.
시드니모닝헤럴드는 "오징어 게임이 어른을 위해 만들어졌다면, '본 투 스파이'는 어린이를 위한 오징어 게임"이라고 평가했다.
주인공 '민' 역을 맡아 열연한 임바다(영어명 오션 림·노스메드 창작&공연예술학교·14) 군도 드라마 인기에 힘입어 주목을 받고 있다.
그의 부친 임기호 호주한인극단 대표에 따르면 아들은 지난 2020년 '본 투 스파이' 오디션에 참여했고, 두 달이나 걸린 6차례의 심사 끝에 주인공으로 발탁됐다. 촬영은 지난해 6월 마쳤다.
임 대표는 9일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현재 '본 투 스파이' 시즌 2 제작에 관한 논의가 있긴 하지만, 구체적인 계획은 잡히지 않았다"며 "우선은 다음 달 무대에 올라가는 뮤지컬 '유 아 스페셜'을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임 군은 8살 때부터 아버지의 극단에서 단원으로 활약했다. 극단은 비영리 공연 단체로, 호주 지방 정부와 한국 재외동포재단의 지원을 받아 운영된다. 그는 1998년 유학차 호주를 방문했다가 정착한 임 대표와 호주음악대학 김나리 교수와 사이에서 2007년 태어났다.
임 군은 뮤지컬 '그리스', '가스펠', '쏠티와 함께' 1·2편, '사운드 오브 뮤직', 단편 영화 '온 에서' 등에 출연하며 경력을 쌓았다.
그는 최근 동포신문 한호일보와 인터뷰에서 "주연으로 캐스팅된 후 아빠에게 가장 고마웠다"며 "배우라는 꿈을 꿀 수 있도록 지금까지 이끌어주셔서 감사한다"고 말했다.
자신과 닮았다는 주인공 '민'에 대해 그는 "예술적인 기질이 넘치고, 음악적 재능이 많다. 특히 옷 만들기를 좋아하고 노래와 연기를 멈추지 않는다"며 "엉뚱하면서도 기발한 아이디어가 뛰어난 캐릭터"라고 소개했다.
학교에서 보컬을 전공하면서 여러 악기를 배우는 임 군은 매년 뮤지컬 무대에 올라 연기와 노래 실력을 쌓고 있다.
그는 '본 투 스파이'에 출연하면서 한국 음식을 먹으며 한국 문화를 자연스럽게 체험한 것이 무엇보다 좋았다고 한다.
호주 기획사에 들어갈 계획인 임 군은 호주와 한국에서 더 많은 작품에 출연하면서 할리우드에 진출하자는 목표를 정했다.
"한국과 미국 할리우드에 진출하고 싶은 꿈이 있어요. 하지만 아직 한국 진출에 관한 구체적인 계획은 없죠. 기회가 되면 꼭 한국 영화나 드라마에 출연하고 싶습니다."
배우 조정석 팬이라는 그는 올해 모국을 찾을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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