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 10가구 중 3가구 '혼자 산다'…85%는 '저소득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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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 10가구 중 3가구를 차지하는 1인 가구의 85%는 저소득층으로 나타났다. 주거 만족도가 가장 낮은 중·장년층 등 세대별 특성에 따른 주거 정책 방향이 달라져야 한다는 제안이 나왔다.

9일 경남연구원 양인선 전문위원이 글을 올린 정책소식지(G-BRIEF)를 보면, 2020년 경남의 1인 가구는 전체 가구의 30.9%에 달했다. 10년 전 17.1%보다 약 14% 증가했다. 고령화로 인한 독거노인 증가, 비혼과 만혼, 이혼과 사별, 다른 지역 진학과 취업, 가치관 변화 등이 주요 원인이다.

양 위원은 경남도가 지난해 7월 전체 가구 중 5천 가구를 대상으로 처음으로 진행한 주거실태조사를 근거로 창원, 진주 등 도시 지역 1인 가구 678명을 대상으로 '경남 도시지역 1인 가구 연령대별 주거만족도'를 조사했다.

조사 결과 청년(34세 이하)은 11.8%(80명), 중년(35~49세) 13.7%(93명), 장년(50~64세) 18.9%(128명), 노년(65~74세) 22.6%(153명), 고령(75세 이상) 33%(224명)로 나타났다.

성별로 보면, 남성(39.1%)보다 여성(60.9%)이 더 많았다. 청년·중년·장년은 남성의 비율이 각 67.5%, 65.6%, 51.6%로 높고, 노년과 고령은 각 30.7%, 16.5%로 나이가 많을 수록 남성 1인 가구 비율이 낮았다.

학력은 고졸 이하가 79.6%, 대졸 이상은 20.4%이며, 기혼은 71.1%, 미혼 28.9%다. 85.3%는 저소득층(월 경상소득 249만 원 이하)으로 나타났다.

1인 가구의 59.9%는 단독주택에 살았다. 이어 아파트 33%, 다가구·다세대 주택은 5.3% 순이다. 청년은 다가구·다세대주택, 중년과 장년은 아파트, 노년은 단독주택과 아파트, 고령은 단독주택 주거 비율이 높았다.

점유 형태는 자가가 51.8%로 가장 많았고 보증금 있는 월세 33.2%, 전세 7.7% 등의 순이다. 연령대가 높을수록 자가 비율이 높았다. 청년의 자가 비율은 6.3%에 불과했다. 반면 노령과 고령은 각 65.4%, 76.8%에 달했다.

보증금 있는 월세는 청년 76.3%, 중년과 장년은 각 48.4%, 45.3%, 노령과 고령은 각 23.5%, 11.2%로 조사됐다. 노령과 고령을 제외하면 전 연령층이 보증금 있는 월세 비율이 높았다.

1인 가구의 주거 만족도는 4점 만점에 평균 2.83점으로 다소 높은 수준으로 나타났다. 청년(2.90점), 노년과 고령(2.86점), 장년(2.77점), 중년(2.74점) 순이다.

청년은 대중교통·교통환경(3.01점), 상업시설(3.01점)의 만족도가 높았고, 중년은 채광 정도(2.88점), 지역 방범 상태(2.81점)의 만족도가 비교적 높은 반면 주차공간 확보(2.42점), 방음시설(2.47점)은 낮게 나타났다.

장년은 채광 정도(2.92점)의 만족도가 높고, 중년과 같이 방음시설(2.48점), 주차공간 확보(2.58점)는 낮았다. 노년과 고령은 환기 용이성과 채광 정도의 만족도가 높았다. 다만 의료시설(2.43점)의 만족도는 낮았다.

청년은 교육환경과 대중교통, 교통환경, 상업시설 등이 주거 만족도에 영향을 미쳤다. 중·장년이 주차공간 확보 만족도가 낮은 이유는 단독주택 거주 비율이 높기 때문이다. 고령은 병원 이용을 위한 대중교통 이용 편리성이 필요보다 부족한 것으로 분석됐다.

희망하는 주거복지사업은 공공임대주택(26.4%)으로 가장 많았고, 집수리사업(15.7%), 주거급여(14.2%), 금융지원(12.3%)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청·장년은 공공임대주택, 중년은 금융지원, 자기 비율이 높은 노년은 집수리사업 등의 순으로 수요가 높게 나타났다.

연합뉴스
양 위원은 이런 조사 결과를 볼 때 세대별 1인 가구 특성에 따라 주거 정책을 다르게 펼쳐야 한다고 주장했다.

우선 노년·고령층을 제외한 보증부 월세 주거 형태가 많은 청·장년에 대한 보증금이나 월세 지원 정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했다. 특히, 청년 수요가 가장 많은 공공임대주택 공급이 단편적인 주거비 부담 완화 효과가 있지만, 대출 등 금융지원 정책의 사각지대에 놓여 있는 것은 아닌지 세밀한 진단이 필요한 부분이라고 강조했다.

또, 가장 활발한 경제 활동을 하는 중년의 금융지원 수요가 높은 만큼 노년에 대비할 수 있도록 자가 마련의 지원으로 정책 방향을 설정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보증부 월세와 저소득 비율이 높은 장년층은 대부분 경제 활동이 저하되는 노년층에 진입할 때 사회·경제적으로 계층이 하락할 가능성이 있어 단편적으로 공공임대주택 공급을, 장기적으로는 적정 주거 수준에 거주하면서 생계비를 확보할 수 있는 정책적 지원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노년과 고령층은 자가 비중이 높아 이를 활용하는 방안으로서 소유 주택을 활용한 지원 정책과 고립으로 인한 사회 문제를 미연에 방지할 수 있는 서비스가 동시에 이뤄져야 한다고 제언했다.

양 위원은 "이번 연구 결과를 통해 더욱 더 세밀한 연령·계층별 맞춤형 주거 정책이 내년에 수립될 '경상남도 주거종합계획'에 반영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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