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심 정비사업이 활성화로 도심 주택공급에 청신호가 켜졌다는 평가가 나오는 가운데 신통기획 추진 재건축 단지들이 포진한 강남권 아파트와 신통기획 재개발 후보지 빌라를 중심으로 매수세가 몰리며 집값을 자극한다는 점은 불가피한 한계로 꼽힌다.
신통 재개발 공모에 102곳 지원…압구정 등 대어 재건축도 합류대기
신통기획은 정비사업의 지난한 행정절차를 간소화해줘 도심 주택 공급의 속도를 높이고, 이를 통해 장기적으로 집값 안정을 꾀하자는 취지로 만들어졌다. 서울시에 따르면 신통기획에 참여할 경우 사업기간이 기존 10년 이상에서 3~5년으로 단축된다.
이미 진행 중인 신통기획 재건축에도 여의도 한양과 시범, 잠실 장미1·2·3차 등 알짜 재건축 단지들이 포함되어있고 콧대높은 강남권 재건축 단지들도 속속 신통기획에 합류하고 있다. 서울 재건축의 바로미터로 꼽히는 압구정 재건축 단지들도 신통기획을 선택하고 있다.
투기방지책 고심했지만 제도 허점 파고드는 투기수요 근절에는 한계
집값 안정을 꾀하겠다는 목표지만 지정 구역 및 지정 예정 구역을 중심으로 투기수요가 몰리는 상황은 보완이 필요한 지점으로 꼽힌다.
서울시는 신통기획 재개발 후보지로 선정되는 즉시 건축허가를 제한하고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지정하고 있지만 현행법상 토지거래허가구역이 지정되면 다음 날 공고하고, 그로부터 5일 뒤 효력이 발생한다고 명시되어 있어서 후보지 선정후 효력이 발생하기까지 '5일 공백'이 발생한다. 실제로 지난해 12월 28일 신통기획 재개발 1차 후보지가 발표된 뒤 닷새동안 토지거래허가구역 발효 전 매물을 사려는 매수자들이 몰렸다.
3월로 예정된 대통령선거 등 굵직한 정치적 이벤트를 감안하면 빠른시일 내 법안심사소위에서 해당 개정안이 논의되기 쉽지 않은 상황이어서 지난해 말 공모를 시작한 신통기획 재개발 2차 후보지를 포함한 향후 개발 후보지마다 '5일 공백'을 노린 투기수요가 집중될 수 밖에 없어 보인다.
신통기획發 재건축 신고가도 속속…"단기적 시장 과열 불가피"
신통기획을 기대한 수요도 꾸준히 유입되고 있다. 정부의 강력한 대출규제와 금리인상 등의 영향으로 서울과 수도권의 집값 상승세가 빠르게 둔화되고 있지만 신통기획 공모후보지를 중심으로 신고가가 속출하고 있다.
신통기획 재건축이 진행 중인 강남구 대치동 한보미도맨션은 지난해 11월 41억4천만원의 신고가를 기록했고, 영등포구 여의도동 시범아파트(전용면적 79㎡)도 같은해 10월 20억1천만원의 신고가를 기록했다.
전문가들은 지정 구역의 단기적인 시장 과열은 불가피하지만 장기적 시장 안정을 위해서는 신통기획을 포함한 정비 사업이 속도감 있고 꾸준하게 진행되어야 한다고 조언했다.
건국대 부동산학과 심교언 교수는 "정비 사업이 단기적으로는 개발호재로 받아 들여져 부동산 가격이 오르겠지만 중장기적으로는 부동산 시장 안정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며 "지금 신통기획이 하고 있는 것은 도심 공급을 빨리 할 것이라는 시그널을 주는 것이기 때문에 시장에 굉장히 긍정적인 효과를 준다고 보고 있다"고 평가했다.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이은형 책임연구원도 "최근 10년 동안 서울 내 정비사업 물량이 너무 많이 누적되어있다"며 "댐에 고인물을 한 번에 개방하는 것이 아니라 10~20년, 시간이 걸리더라도 차근차근 진행해나가야 한다"고 조언했다.
신통기획 사업지 등을 중심으로 한 시장 과열 양상에 대해서는 "단기적으로 가격이 상승하는 것은 불가피하다"면서도 "10~20년동안 꼬인 문제를 한 번에 풀려고하면 부작용이 발생하는 것처럼 신통기획을 포함한 정비사업 속도도 완급조절을 할 필요는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