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까지 알려졌던 1880억 원보다 피해금액이 100억 원 더 많은 것이다. 이씨의 횡령 혐의가 시작된 시점도 기존에 알려진 것보다 훨씬 이전인 지난해 3월인 것으로 드러났다. 여러모로 회사의 고소 내용과 경찰이 파악한 범죄혐의 사이에 간극이 있는 셈이다.
CBS노컷뉴스 취재를 종합하면 오스템임플란트의 재무관리팀장으로 근무한 이씨는 1980억 원가량을 회사 법인계좌에서 본인 계좌로 송금하는 방법으로 회삿돈을 빼돌렸다. 수사 중인 서울 강서경찰서는 송금이 총 8차례에 걸쳐 이뤄진 것으로 조사했다.
오스템임플란트의 자기자본은 2047억 6057만 원으로, 이씨가 횡령한 금액은 회사 자기자본 대비 96.67%로 추산된다.
경찰은 이씨의 횡령이 지난해 3월부터 시작됐다고 파악했다. 앞서 오스템임플란트 측은 이 씨의 횡령 사실을 지난달 30일 확인해 경찰에 이씨를 고소했다고 밝혔었다. 이씨가 지난해 10월 동진쎄미켐 주식을 대량으로 매매한 경기도 파주 '슈퍼개미'와 동일인이란 사실이 알려져 있었기 때문에 이씨의 횡령은 9월부터 시작된 것 아니냐는 시각이 많았다.
때문에 이씨가 회사 재무관리팀장으로 재직하면서 7개월간 자금을 빼돌렸는데도 회사가 인지 못 한 부분에 대한 미스터리가 오히려 증폭된다. 상장사로서 역대 최대 규모인 2천억 가량의 횡령액이 빠져나가는 동안 내부에서 몰랐다는 것이 쉽게 납득이 가지 않는 정황이 추가로 더 확인된 것이다.
하지만 경찰은 공범의 존재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조사를 진행했다. 이씨와 함께 재무팀에서 근무했던 직원 2명을 이날 오전 소환 조사 중이다. 또 전날 이씨의 부인 등 가족들도 조사한 바 있다.
경찰은 이씨가 횡령한 돈으로 부동산 차명 거래를 한 부분을 포착해 수사 중이다. 이씨가 횡령한 금액으로 구입한 사실이 확인된 수십억 원 상당 부동산 등에 대해서는 기소 전 몰수보전 추징을 신청할 예정이다.
앞서 지난 5일 경기도 파주에서 이씨를 검거한 경찰은 현장에서 이씨가 사들인 1kg 금괴 851개 중에서 497개와 현금 4억 3천만 원을 압수했다.
서울 강서경찰서는 이씨에 대해 특정경제범죄법상 업무상횡령 혐의를 적용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