롤러코스터, 냉탕과 온탕, 별(星)의 순간과 이별(離別)의 순간을 오갔지만 결과는 해피엔딩이었다.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와 이준석 대표는 다시 함께 가기로 뜻을 모았다.
윤석열 후보는 6일 밤 이준석 대표가 운전하는 전기차 아이오닉을 타고 평택에서 순직한 소방관들의 빈소로 향했다.
화해의 자리에서 두 사람이 가장 많이 언급한 단어는 '원팀'이었다.
프로야구 경기가 끝나면 승리팀 수훈선수 인터뷰가 뒤따른다. 이때 MVP로 선정된 선수 입에서 으레 나오는 멘트가 있다.
"개인 성적보다 팀의 승리가 우선이다"
대통령선거는 개인의 대결이지만 역설적으로 가장 많은 조직과 인력이 투입된다. 따라서 팀 플레이는 승리를 좌우하는 결정적 요인이다.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는 5일 기존의 선대위를 해체하고 실무형 선대본부 체제로 전환했다.
프로야구로 치면 당장 전력에 도움되지 않는다고 판단한 선수를 정리함 셈이다.
윤 후보는 김종인 총괄선대위원장을 전격 방출했다. 이준석 대표도 2군에 방치하는 것이 윤 후보의 당초 구상이었다. 윤 후보에게 이준석은 전력 외 자원이었다.
친윤 의원들의 주도로 이준석 대표 사퇴 결의안을 추진하는 자리에서 이 대표를 겨냥해 "싸이코패스, 양아치"라는 비난도 나왔다.
이준석 대표와 재화해를 반대하는 윤핵관들도 많았다. 그러나 윤석열 후보는 이준석의 전기차 탑승을 선택했다.
윤 후보의 회심에 결정적 동기가 된 것은 청년보좌역들과의 만남에서 쏟아진 쓴소리였다는게 후보측 인사들의 전언이다.
청년들은 "선거에 지려고 작정했냐?" "이준석과 무조건 같이 가라"고 주문했다.
지금 윤석열의 앞길을 당장 가로막고 나선 사람은 이준석도 이재명도 아니다. 안철수다.
알앤써치의 6일 단일후보 적합도 여론조사에서 안철수 후보는 43.5%, 윤석열 후보는 32.7%가 나왔다.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는 최근 중도층과 2030세대의 지지세를 급속히 흡수하고 있다.
다자대결에서도 안철수 후보는 12%대로 올라섰다. 한국갤럽이 7일 발표한 조사에서 안 후보의 지지율은 15%를 찍었다.
안 후보의 지지도가 15%를 넘어서면 단일화 국면을 피할 수 없다.
반면에 윤석열 후보 지지도 25%선이 깨지면 후보교체론이 현실화될 것이다.
이 대표는 "2030 지지층이 이탈한 상황에서 안 후보는 냉정하게 당의 존립과 관련한 큰 위협"이라고 말했다.
이제, 윤석열 후보의 갈 길은 명확하다. 빠져나간 중도층과 2030세대의 지지를 회복해야 한다.
윤석열 후보로서는 선수단을 내칠 때가 아니라 FA영입이나 트레이드를 해서라도 전력을 강화할 때다.
그렇다면, 윤석열은 이준석의 전기차에 억지로라도 올라타야 한다. 합승이 살 길이다.
경쟁자였던 홍준표도 유승민도 같이 태워야 한다.
이준석 대표는 "세 번째 도망가면 당 대표를 사퇴하겠다"라고 말했다. 이 대표도 더 이상 난폭운전을 하면 운전면허를 박탈당하는, 정치생명이 위험함을 알고 있다.
윤석열 후보는 운전면허가 없다. 대선 길목에서 우왕좌왕하는 정치초짜의 모습대로다.
이준석 대표는 30대지만 정치경력이 12년차인 정치 베테랑이다. 택시운전면허를 갖고 있다.
전기차에 함께 올라탄 윤석열 후보와 이준석 대표의 사진 한 장은 정권교체를 위한 새로운 다짐이다.
팀보다 위대한 선수는 없다. 윤석열과 이준석은 혼자 위대한 선수가 되려고 애쓸 때가 아니라 팀의 승리를 위해 자신의 경기력을 팀플레이에 녹여야 할 때다.
지금 보수와 국민의힘에게 정권교체보다 위대한 목표는 없다. 그러기위해 윤석열 후보는 합승차량에서 절대 내려서는 안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