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매출 279조원 신기록 쓴 삼성전자…"올해 300조원 시대 연다"

세계 최대 전자·IT 전시회인 'CES 2022' 이 개막한 5일(현지시간) 미국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 컨벤션센터에 설치된 삼성전자 전시관이 관람객으로 북적이고 있다. 연합뉴스
삼성전자가 지난해 279조 원의 매출을 올리며 창사 이래 최대 매출 신기록을 다시 썼다. 호실적의 일등 공신은 역시 반도체 사업이었다.

증권가에서는 '반도체의 겨울'이 예상보다 일찍 끝나고 스마트폰 판매 호조가 더해지면 삼성전자가 올해도 매출 성장세를 이어가 사상 첫 '매출 300조 원' 시대를 열 수 있다는 기대가 나온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연결 기준 잠정실적을 집계한 결과 매출은 전년보다 17.83% 증가한 279조 400억 원을 기록했다고 7일 밝혔다. 반도체 초호황기였던 2018년의 243조 7700억 원을 넘어 창사 이래 최대 매출을 달성했다.
박종민 기자
삼성전자의 지난해 영업이익은 전년 37조 7700억 원보다 43.29% 증가한 51조 6천억 원으로 집계됐다. '메모리 슈퍼사이클' 시기였던 2018년 58조 9천억 원, 2017년 53조 6천억 원의 뒤를 잇는 역대 세 번째 기록이다.

지난해 4분기만 보면 매출은 76조 원을 달성했다. 사상 처음으로 분기 매출이 70조 원을 넘었던 지난해 3분기 기록을 1분기 만에 다시 깬 것으로, 삼성전자는 지난해 4개 분기 연속으로 해당 분기 기준 최대 매출을 경신했다.

4분기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52.49% 늘었지만 직전 분기인 3분기(15조 8200억 원)에 비해서는 12.77% 감소한 13조 8천억 원으로 집계됐다. 삼성전자는 이에 대해 "4분기 실적에 1회성 특별격려금이 반영됐다"고 설명했다.

삼성전자는 이날 사업 부문별 실적은 공개하지 않았지만 사상 최대 매출 신기록의 일등 공신은 반도체 사업이었다. 3분기 누적 실적 등을 감안하면 삼성전자의 지난해 반도체 매출은 대략 94조 원대로 추정된다.

당초 시장에서는 '반도체의 겨울'이라는 표현과 함께 메모리 업황이 지난해 3분기부터 하락세로 접어들어 올해까지 이어진다는 예측이 많았다. 전 세계 메모리반도체 부문의 압도적 1위인 삼성전자는 메모리 업황에 따라 실적이 좌우되는 편이다.
연합뉴스
그러나 기업들이 IT분야 투자를 늘리고 데이터센터 수요도 증가하면서 서버용 D램 수요가 늘어나 D램 가격 하락 폭은 예상보다 작았다. 코로나19 오미크론 변이의 확산으로 비대면 수요가 다시 증가한 것도 '반도체의 겨울'을 짧게 했다.

코로나19 이후 지난해 2분기까지 이어진 메모리반도체 호황기와 시장의 예상보다 빠른 메모리업황의 반등에 힘입어 삼성전자의 반도체사업 매출은 지난해 4개 분기 연속으로 증가한 것으로 추정된다.

삼성전자의 반도체 매출은 2020년 4분기 18조 8천억 원을 비롯해 지난해 1분기 19조 원, 2분기 22조 7천억 원, 3분기 26조 4천억 원으로 꾸준히 증가했다. 지난해 4분기에는 26조 6천억~26조 9천억 원의 매출을 올린 것으로 관측된다.

삼성전자는 특히 3분기까지 인텔을 제치고 2018년 이후 3년 만에 전 세계 반도체 매출 1위 자리에 오르기도 했다. 30%대의 연매출 상승률을 보인 삼성전자와 달리 인텔은 역(逆)성장이 전망되는 만큼 연간 기준으로도 1위 자리를 지킬 것으로 보인다.  


반도체 부문은 특히 영업이익도 30조 원 규모로 전체 영업이익 51조 6천억 원 중 60%가량을 차지한 것으로 추정된다. 메모리 호황에 힘입어 반도체 영업이익은 2020년 18조 8천억 원보다 10조 원 이상 늘어난 것으로 보인다.

분기별 반도체 영업이익 역시 지난해 1분기부터 3분기까지 꾸준히 증가했는데 4분기에는 일부 메모리 반도체 품목의 가격 하락세 전환 등의 영향으로 전 분기보다는 소폭 줄었을 것으로 관측됐다.
삼성전자 서초사옥. 연합뉴스
스마트폰 사업과 TV·가전 등 나머지 부문도 성장세를 이어갔다. 스마트폰 사업은 갤럭시Z폴드3와 갤럭시Z플립3 등 폴더블폰 신제품 판매량 호조에 힘입어 전년 대비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증가했다. 삼성전자는 새 폴더블폰 시리즈가 전년 대비 4배 이상 팔렸다고 밝혔다.

지난해 스마트폰과 네트워크 사업(옛 IM부문) 매출은 전년보다 약 8조~9조 원 늘어난 107조~108조 원, 영업이익은 2조~3조 원 늘어난 13조~14조 원을 기록한 것으로 분석됐다.

소비자가전 부문(옛 CE부문)은 프리미엄 TV 제품과 비스포크 가전 시리즈 흥행 덕분에 전년 대비 매출은 약 7조원 증가한 55조 원, 영업이익은 약 2천억 원 증가한 3조 7천억 원 규모일 것으로 관측된다. 특히 지난해에도 TV 시장에서 점유율 1위 자리를 지키며 2006년 이후 16년 연속 정상을 유지했다.

증권가에서는 메모리반도체의 다운사이클(업황 부진)이 예상보다 조기에 종료되면서 삼성전자가 올해도 매출 성장세를 이어갈 것이라는 전망이 잇따르고 있다.

스마트폰 사업은 지난해 차질을 빚었던 부품 수급난 완화 등에 힘입어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증가하고, 소비자가전 역시 지난해보다 실적이 개선될 것으로 예상됐다.

증권사의 전망치를 종합하면 삼성전자는 올해 사상 처음으로 연간 매출 300조 원을 넘어 302조 원의 매출을 기록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영업이익도 메모리 초호황기였던 2018년 58조 9천억 원에 버금가는 사상 최고치를 올릴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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