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베이징 동계올림픽 '불참' 공식화…中에 서한 전달(종합)

2022년 베이징동계올림픽 로고. 연합뉴스
북한이 대중 서한을 통해 다음 달 열리는 베이징 동계올림픽 불참 방침을 밝혔다. '적대세력들의 책동과 코로나19 상황'을 불참 이유로 들었다. 이에 정부가 추진한 베이징 종전선언 구상은 무산됐다.
 
북한의 서한은 지난 5일 전달됐다. 중국 베이징 올림픽이 다음 달 4일 개막하는 만큼 이제 한 달도 채 남지 않아 더 미루지 않고 서한을 통해 불참 입장을 공식화한 것으로 보인다.
 
다만 일각에서는 북한이 이날(5일) 실시된 극초음속미사일 시험발사가 중국 올림픽에 악영향을 주고 있다는 비판 여론을 의식한 서한 전달이 아니냐는 해석도 나온다.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7일 "우리나라 올림픽위원회와 체육성은 중화인민공화국 올림픽위원회와 베이징 2022년 겨울철올림픽경기대회 및 겨울철장애자올림픽경기대회 조직위원회, 중화인민공화국 국가체육총국에 편지를 보냈다"고 보도했다.
 
북한은 편지에서 "적대세력들의 책동과 세계적인 대류행전염병상황으로 하여 경기대회에 참가할 수 없게 되었음"을 밝혔다. 북한 선수단 파견은 물론 선수 개인 차원의 참여도 어렵다는 것을 알린 대목이다.
 
그러면서 "우리는 성대하고 훌륭한 올림픽축제를 마련하려는 중국동지들의 모든 사업을 전적으로 지지, 응원할 것"이라면서, "중국인민과 체육인들이 습근평 총서기동지와 중국 공산당의 두리에 일치단결하여 온갖 방해책동과 난관을 물리치고 베이징겨울철올림픽경기대회를 성공적으로 개최하리라는 확신"을 표명했다.
북한이 지난 5일 평양 김일성광장에서 당중앙위원회 제8기 제4차 전원회의 결정을 관철하기 위한 평양시 궐기대회를 진행했다고 조선중앙TV가 6일 보도했다. 연합뉴스
북한은 "중국의 체육기관들과 체육인들과의 친선적인 교류와 협조, 내왕을 보다 강화함으로써 전통적인 조중 친선의 강화발전에 기여하기 위하여 모든 노력을 다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북한은 "올림픽경기대회의 성과적 개최를 막아보려는 미국과 추종세력들의 반중국음모책동이 더욱 악랄해지고 있다"면서 "조선 올림픽위원회와 체육성은 이를 국제올림픽헌장의 정신에 대한 모독으로, 중국의 국제적 영상에 먹칠하려는 비열한 행위로 낙인하고 단호히 반대 배격한다"고 밝혔다.
 
북한은 이런 내용의 편지를 주중 북한 대사가 지난 5일 중국 국가체육총국 책임간부를 만나 전달했다고 덧붙였다.
 
IOC는 지난해 북한의 도쿄 올림픽 불참을 이유로 올해 말까지 북한 선수단의 참가 자격을 정지한 바 있다. 
 
이에 중국은 베이징 올림픽의 성공적 개최를 위해 IOC와 북한을 상대로 참가 방안을 설득한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 쇼트트랙 선수 장후이. 연합뉴스
그러나 북한이 이번에 '불참' 결정을 편지 전달로 공식화함에 따라 중국의 설득 노력도 무산된 셈이다.
 
다만 북한은 선수단 불참을 알리면서도 중국 베이징 올림픽 성공에 대한 응원 입장을 강조한 만큼 고위급 인사 파견 등 '외교적 참가'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할 수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
 
그래도 코로나 19로 인해 북중 양국의 대사 교환도 원활하게 이뤄지고 않는 현실을 감안할 때 북한의 올림픽 대표단 파견 확률은 더욱 희박해졌다고 볼 수 있다.

일각에서는 북한의 이번 편지 전달이 같은 날(5일) 실시된 극초음속미사일 시험발사를 의식한 조치일 수 있다는 해석도 나온다. 
 
북한의 첨단 전략무기 시험발사로 베이징 올림픽의 평화적 개최 분위기를 흐렸다는 비판 여론을 감안해 북한이 중국 올림픽에 대한 적극적인 지지와 응원 입장을 피력했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해 차덕철 통일부 부대변인은 정례 브리핑에서 "북한이 편지를 보낸 시점 등과 관련한 의도에 대해서는 예단하지 않고 관련 상황을 종합적으로 분석·평가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극초음속미사일 발사보다는 중국 베이징 올림픽 개막일(2월 4일)이 이제 한 달도 채 남지 않은 만큼 현실적으로 더 미룰 수는 없으니 불참 입장을 공식 전달한 것으로 관측된다. 
 
정성장 세종연구소 북한연구센터장은 "김정은 위원장이 베이징 올림픽에 참가할 이유가 사라지면서 올림픽을 계기로 종전 선언을 추진하려던 한국정부의 구상도 무산됐다"며, "북한은 국경을 거의 철저히 봉쇄한 상황이기 때문에 남북 및 북미 대화까지는 더더욱 생각할 수 없는 형편"이라고 분석했다.
 
정성장 센터장은 "한국과 국제 사회가 공동으로 북한 주민 전체에 대해 2, 3회 접종이 가능한 코로나19 백신을 지원하고 치료제, 중증환자 치료 장비 등을 먼저 제공하지 않는 한 북한은 남한과 미국은 물론 '형제국'인 중국과의 교류도 쉽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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