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방관 3명의 목숨을 앗아간 평택 냉동창고 신축공사 현장 화재가 19시간만에 완전 진화됐다.
6일 소방당국 등에 따르면 전날 밤 11시 46분쯤 경기 평택시 청북읍 냉동창고 신축 공사장에서 발생한 불이 이날 오후 7시 19분쯤 완전히 진화됐다.
소방당국은 이날 오전 9시 21분 대응 2단계를 발령한 가운데 펌프차 등 장비 60여대와 소방관 등 190여명을 투입, 진화 작업을 벌였다. 대응 2단계는 인접한 5~6곳의 소방서에서 인력과 장비를 동원하는 경보령이다.
이어 오후 3시 57분쯤 큰 불길을 잡은 뒤 대응 2단계를 해제했다.
화재가 발생한 건물은 지하 1층~지상 7층에 연면적이 축구장 28개와 맞먹는 19만9천여㎡로 파악됐다.
규모가 큰 데다 내부에는 마감재 등 인화성 물질이 많아 불길을 잡는 데 어려움을 겪은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 수사본부 꾸려 화재 원인 조사
경기남부경찰청은 이번 사고의 원인 등을 수사하기 위해 70여 명 규모의 수사본부를 편성했다.
앞서 경기남부청은 이날 오후 양수진 강력범죄수사대장을 중심으로 강력범죄수사대, 과학수사대, 강력계와 평택경찰서 형사팀 소속 40명으로 수사전담팀을 꾸렸다.
하지만 사안의 중요성을 고려, 수사체제를 전담팀에서 수사본부로 격상하기로 했다.
수사본부는 김광식 수사부장(본부장)을 비롯해 총 73명 규모이여, 화재원인은 물론 현장의 안전관리 전반에 관해 엄정하게 수사할 방침이다.
아울러 경찰은 건물에 대한 안전진단이 끝나는 대로 국립과학수사연구원, 소방당국 등 유관기관과 함께 합동으로 현장 감식을 할 계획이다.
경찰 관계자는 "처음 불이 시작된 것으로 추정되는 건물 1층을 중심으로 정확한 화재 원인을 규명하는 한편 건축 및 소방 관련법 위반 여부에 대해서도 철저히 수사할 것"이라고 말했다.
예비신랑 2명과 아버지의 죽음…눈물바다된 장례식
조 소방교는 같은 소방관 동료와 결혼을 앞두고 있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의 약혼녀는 동료 소방관들의 부축을 받으며 빈소를 찾았다.
특수전사령부 출신인 조 소방교를 잊지 못한 군대 동료들도 조문했다.
조 소방교의 군대 후임이었다는 장모(25)씨는 "조 소방교는 힘들어도 자기 일을 묵묵히 수행했고, 따뜻한 사람이었다"며 "힘든 상황에서도 주변 사람들을 잘 챙겨줘서 감사하고 고마운 사람이다"라고 회상했다.
마찬가지로 예비신랑으로 알려진 박 소방장의 가족들은 눈물로 그의 죽음을 애도했다.
박 소방장의 아버지는 "소방관 시켜서 미안하다. 정말 미안하다"며 "수동이 없으면 아빠 어떻게 살라는 거냐"라면서 말을 잇지 못했다.
박 소방장과 고등학교 동창이라고 소개한 친구는 "박 소방장과는 고등학교 동창이자, 박 소방장 여자친구의 친구"라며 "소방관이 된 뒤에도 종종 연락을 해왔는데 안타깝다"고 말했다.
이들과 함께 구조현장에 나섰던 이형석(50) 소방경의 빈소에서도 울음소리가 그치지 않았다. 이 소방경은 1994년 7월 임용된 베테랑이자, 아내와 자녀 2명을 둔 가장으로 알려졌다.
소방청은 순직한 대원들에 대해 옥조근정훈장과 1계급 특진을 추서하기로 했다. 또 국가유공자로 지정한다.
이들의 영결식은 오는 8일 오전 평택 이충문화체육센터에서 경기도청장으로 엄수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