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라톤 의총, '이준석 퇴진' 거론…윤석열 의총 합류로 극적 합의
윤 후보와 이 대표는 6일 저녁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극적 화해와 함께 '원팀' 선언을 재차 확인했다. 지난달 20일 조수진 최고위원과의 '항명 논란'을 계기로 선대위에서 이탈한 이 대표는 해당 사태 이후 처음으로 윤 후보와 한 자리에서 손을 맞잡았다.
이날 오전부터 시작해 저녁까지 이어진 마라톤 의총에서는 '당 대표 사퇴' 결의안까지 거론될 정도로 이준석 대표를 향한 의원들의 압박 공세가 절정에 달했다. 이날 오후 이 대표가 직접 비공개 의총에 참석해 현 상황과 관련해 자신의 소회를 털어놓으며 의원들과 대화를 나누던 중 윤 후보가 막판에 합류하며 사태가 일단락된 것이다.
이 대표 역시 "긴 인고의 시간을 통해 하나로 뛰게 된 만큼 저는 오늘부터 1분 1초도 낭비하지 않겠다"며 "오늘 이 자리에서 원팀을 선언하겠다"고 말했다. 앞서 이 대표는 의원들과 비공개 의총에선 "제가 세 번째 도망을 가면 당 대표를 사퇴하겠다"고 한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달 울산 회동과 선대위 이탈 사례 등을 언급하며 재발 방지를 다짐한 것으로 보인다.
대선을 60여일 앞두고 당 대표 퇴진이라는 초유의 사태를 가까스로 피하긴 했지만, 이날 오전까지만 해도 이 대표와 윤 후보는 극한 대립 모습을 연출했다. 선대위 전면 개편을 선언한 윤 후보는 권영세 신임 사무총장과 이철규 신임 전략기획부총장을 내정했지만, 이 대표가 이에 반대 의사를 보이면서 충돌했다. 이 대표는 특히 이 부총장과 관련 인선에 반대 입장을 굽히지 않았고, 윤 후보는 인선을 강행했다. 이 때문에 대선과 함께 실시되는 5곳의 재보궐선거와 6월 지방선거 공천을 둘러싼 전초전 아니냐는 지적이 나왔다.
이날 오전 개최된 의총에서 추경호 원내수석부대표는 "더 이상 못 참겠다. 이 대표 사퇴 문제를 논의해야 한다"고 불을 붙였다. 박수영 의원은 "민주당 이재명 후보가 사이코패스에 양아치인데 우리 당 안에도 사이코패스·양아치가 있다"며 "당 대표란 사람이 도운 게 뭐가 있냐"며 이 대표를 원색적으로 비난했다. 송언석 의원은 이 대표의 성상납 의혹을 거론하며 사퇴와 탈당까지 언급한 것으로 전해졌다.
홀로서기 나선 윤석열, 갈등 봉합…향후 재발 우려도
선대위 내 한 관계자는 이날 CBS노컷뉴스와 통화에서 "김종인 위원장이 선대위를 떠나면서 수뇌부들이 불안감을 많이 느끼고 있다"며 "사실이든 아니든 간에 '김종인'이란 인물이 조직 장악과 안정감을 상징하고 있었는데 거기에 의존하다가 갑자기 홀로서기를 나서려니 흔들리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극적 합의를 이루면서 이 대표의 이탈을 막으며 일단 표면적인 갈등은 봉합된 상태다. 당내에선 2030표심 확보를 위해 이 대표와 동행이 필수적이라는 주장과 이 대표의 돌출 행동이 재차 반복될 것이란 우려가 엇갈린다.
전직 선대위 소속 관계자는 통화에서 "이 대표를 대표 직에서 끌어내릴 수 있다면 사퇴 압박 움직임에 얼마든지 동의하겠지만, 지금은 그런 상황이 아니다"라며 "수도권 민심과 당 안팎 상황에 둔감한 영남권 의원들을 중심으로 퇴출론 등 강경 발언이 나온 것일 뿐"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선대위 관계자는 "치맥 회동과 경의선 회동, 울산합의에 이어 윤 후보와 이 대표의 이런 식의 화해가 벌써 몇 번째냐"며 "이 대표의 돌발 행동은 또 반복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이번엔 마무리했어야 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