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조기긴축 우려에 韓 증시 급락세…환율 1200원 돌파

달러화 대비 원화 환율이 2개월여 만에 1200원을 돌파한 6일 오후 서울 을지로 하나은행 딜링룸에서 직원들이 업무를 보고 있다. 연합뉴스
미국 연방준비제도가 테이퍼링과 기준금리 인상을 앞당길 뿐만 아니라 보유자산 축소까지 고려하고 있다는 소식에 6일 국내 주식시장이 큰 폭의 하락세를 보였다. 원달러 환율 역시 3개월여 만에 1200원대를 돌파했다.

이날 코스피 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1.13% 하락한 2920.53에 장을 마치며 전날에 이어 연이틀 1%대 하락세를 보였다.

이날 코스피 시장에서 개인과 외국인은 각각 2823억 원과 1809억 원을 순매수하며 지수방어에 나섰지만 연초부터 대규모 차익거래 매물을 쏟아내고 있는 기관이 이날도 4836억 원을 순매도하며 지수를 끌어내렸다.

시가총액 상위종목 가운데는 네이버(-4.65%), 카카오(-5.21%), 삼성바이오로직스(-2.67%), 셀트리온(-3.47%) 등 성장주를 중심으로 큰 폭의 하락세를 보였다.

코스닥은 3% 가까이 급락하며 최악의 연초를 보내고 있다. 이날 코스닥 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2.90% 하락한 980.30으로 장을 마감하며 전날(-2.14)의 폭락세를 이어갔다.

외국인과 기관이 각각 1262억 원과 2457억 원을 순매도하며 동반 매도세를 보인 가운데 펄어비스(-7.15%) , 카카오게임즈(-14.24%), 위메이드(-11.75%) 등 지난해 큰 폭으로 상승한 게임주들이 폭락세를 보였다.

연합뉴스
환율도 요동쳤다.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 대비 4.10원 오른 1201.0원에 거래를 마치며 1200원을 돌파했다. 환율이 종가 기준으로 1200원을 넘어선 것은 지난해 10월 12일(1200.4원) 이후 3개월여 만이다.

이날 국내 증시의 고전은 미국 연방준비제도가 12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 조기 테이퍼링과 기준금리 인상 뿐만 아니라 보유자산 축소까지 논의했다는 사실이 알려지며 위험자산, 특히 성장주에 대한 투자심리가 크게 위축됐기 때문이다.

현지시간으로 5일 공개된 FOMC 정례회의 의사록에 따르면 참석자들은 "경제, 노동시장, 인플레이션 전망을 고려할 때 앞서 예상했던 것보다 더 일찍 또는 더 빠르게 기준금리를 올리는 것이 정당화될 수 있다"고 언급했다.

특히, 일부 참석자들은 "기준금리 인상 시작 후 상대적으로 조기에 연준의 대차대조표 규모를 줄이기 시작하는 것이 적절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고 밝혔다.

대차대조표 규모를 줄이는 보유자산 축소는 코로나19 위기 대응을 위해 그동안 연준이 사들였던 채권을 시장에 다시 내다파는 것으로 '양적기축'으로 불린다. 이에따라 시장에서 안전자산인 채권금리가 올라가며 주식 등 위험자산, 특히 저금리와 유동성을 바탕으로 주가가 큰 폭으로 상승한 성장주에 대한 투자심리가 위축될 수밖에 없다.

그 여파로 밤사이 뉴욕증시 역시 일제히 하락했다.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1.07% 하락한 36,407.11,  S&P 500 지수는 1.94% 하락한 4,700.58에 장을 마쳤다. 특히,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3.34% 급락한 15,100.17에 거래를 마감했다.

실시간 랭킹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