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대 그룹 총수 가운데 유일하게 CES 현장을 찾은 정 회장은 이날 라스베이거스 컨벤션센터 내 삼성전자 부스를 방문했다. 시저스팰리스에서 국내 기자간담회를 마친 한 부회장은 바로 자사 부스로 이동해 정 회장을 맞이했다.
정 회장은 한 부회장의 안내를 받아 이번 CES 참가업체 가운데 최대 규모인 삼성전자 부스 곳곳을 관람했다. TV와 스마트폰 등 신제품 설명을 들은 정 회장은 증강현실(AR) 기반의 삼성전자 미래 운전 기술이 장착된 차체에 한 부회장과 함께 앉기도 했다.
이번 CES에서 완성차 대신 '로보틱스' 비전을 강조하고 나선 자동차 업체 수장이 국내 가전·전자 업계를 대표하는 삼성전자가 선보인 미래차 운행 시스템을 직접 체험했다는 점에서 현지 취재진의 이목을 끌었다.
마침 이날 세계 최대 전자상거래 업체인 아마존과 완성차 제작업체 스텔란티스는 아마존의 소프트웨어를 탑재한 차량 개발에 협력하고, 스텔란티스가 제작한 배달용 전기차를 아마존의 배송 시스템에 배치하기로 합의했다.
이처럼 글로벌 산업계에서 업종을 뛰어넘어 협력을 모색하는 추세는 이번 CES를 계기로 한층 강화되고 있다.
현대중공업그룹은 미국 빅데이터 기업인 미국 팔란티어 테크놀로지스와 조선·해양 등 핵심사업에 빅데이터 플랫폼을 구축하기로 했고, 한화시스템은 지능형사물인터넷(AIoT) 전문기업 '펀진'과 '엣지 AI 시스템' 개발 협력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삼성과 현대차는 차량용 반도체는 물론, 전기차 배터리, 전장 부품, 소프트웨어, 디스플레이, 로봇 등 다양한 분야에서 협력을 모색할 수 있다. 정 회장은 전날 기자들과 만나 전기차 배터리와 관련해 "LG든 삼성이든 SK든 같이 할 분야가 있으면 어디서든 같이 할 것"이라고 언급하기도 했다.
삼성전자는 2017년 하만을 인수해 전장 사업을 미래 먹거리로 키우는 동시에 최근에는 차량용 시스템반도체 3종을 공개하는 등 차량용 반도체 시장에도 본격적으로 진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