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교롭게도 이날 윤석열 후보가 선거위 쇄신과 청년 참여 확대에 공을 들이겠다고 밝힌 지 하루도 지나기 전이라 논란은 일파만파 확산되고 있다. 앞서 선대위 해체 선언에서 고개를 숙인 윤 후보는 "큰 실망을 드려 죄송하다"며 끝내 사과했다.
문제의 청년간담회는 이날 '비대면'인 화상회의 방식으로 열렸다. 청년들의 의견을 수렴하기 위해서다. 당초 해당 간담회에는 윤 후보가 참석한다고 공지됐지만, 윤 후보는 20분이 지나도록 나타나지 않았다.
참석자들의 지적에 권성동 의원이 윤 후보에게 전화를 걸었고, 윤 후보는 스피커폰으로 "윤석열 선대본은 청년들과 함께 합니다" 등의 발언을 했다.
참석자들 사이에서 "아직도 정신을 못차렸다", "스피커폰으로 참석하냐" 등의 고성과 욕설이 쏟아지자, 권 의원은 자리를 떴고 박성중 의원이 참석자들의 질문을 받았다.
박 의원은 "현재의 SNS 전쟁은 '손가락 혁명군'에 의해 좌우된다. 나이 드신 분들은 할 줄 모른다"며 "젊은 여러분들이 하루에 3번씩 들어가서 한 10개 정도 기사에 클릭하고 공감을 표시해준다면 전체적인 여론은 바뀔 수 있다"고 주장했다.
국힘 "청년본부와 사전 조율 안됐다"…홍준표 "유감"
그러면서 "이번 행사는 확인 결과 청년보좌역은 물론 청년본부 실무자 그 누구와도 사전 조율되지 않았다"며 "선대위 일정팀조차 모르고 후보에게도 보고되지 않은 일정"이라고 덧붙였다.
장 본부장은 이어 "이번 청년간담회 사태는 후보의 의지와 정반대의 방향으로 전개됐다. 후보조차 모르는 일정을 마치 후보가 참여할 것처럼 잘못 알려 많은 청년들이 실망하고 분노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곽승용 정책총괄본부 청년보좌역 또한 자신의 페이스북에 "오늘 진행된 청년간담회를 보고 청년보좌역직을 사퇴하기로 결심했다"며 "청년보좌역직을 내려놓으며, 청년들의 목소리를 있는 그대로 전달하라는 저의 본분에 따라, 마지막으로 제언드린다. 청년들은 후보교체를 원한다"고 일침을 놓았다.
행사를 둘러싼 논란은 '청년의꿈 청문홍답(청년의 고민에 홍준표가 답하다)' 플랫폼에도 올라왔다. 한 회원이 "청년간담회를 보고 윤석열에 남아있던 정이 다 떨어진다. 진짜 울고싶은 심정"이라고 묻자, 홍준표 의원이 "유감"이라고 답했다. 홍 의원은 '정권 교체 가능하겠느냐'는 한 회원에 질문에도 "불가"라고 짧게 답했다.
국민의힘 당원게시판에도 청년감담회를 비판하는 상당수 게시물이 연이어 등장했다. 당원 게시판에는 "답이 없다", "국민의힘이 문제", "후보사퇴" 등의 글이 게재됐다. 일각에서는 윤 후보가 즉각 사과한 것을 두고 옹호하기도 했다.
윤석열 "큰 실망 드려 죄송…참석 예정 공지 분명한 잘못"
그러면서 "오늘 선대위를 해체하며 2030의 마음을 세심히 읽지 못한 저를 반성하고 잘 하겠다 다짐했다. 그런 와중에 이런 사태가 벌어져 면목이 없다"고 해명했다.
그는 이어 "박성중 의원의 부적절한 사과문에 대해서도 제가 대신 사과드린다"며 "실무자가 잘못 보냈다, 정체를 확인하기 힘든 100여명 가까운 불특정 다수가 들어왔다는 해명은 굉장히 잘못된 것"이라고 덧붙였다.
청년간담회 행사를 주도한 박 의원은 선대위 국민소통본부장직을 내려놨다. 박 의원은 앞서 해당 논란에 "이준석의 사보타주로 청년들이 호응하지 않아 젊은 사람들과 소통을 계획했다"고 행사 취지를 설명하는가 하면, "청년들 중에 이준석 계열과 민주당 계열이 막 들어왔다"고 해명해 논란을 키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