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나 20시간 넘게 차 안에서 추위와 굶주림에 떨어야했던 운전자들의 생존기는 다음날까지 이슈가 되고 있다.
뉴욕타임스는 5일(현지시간) 운전자들 가운데 한 명이 현직 상원의원인 팀 케인(버지니아) 의원 등의 후일담을 전했다.
그는 3일 오후 1시 버지니아 주도 리치몬드에서 출발해 워싱턴DC로 올라가는 중에 고속도로에서 발이 묶였다.
4일 정오 무렵에야 의사당에 도착했다는 그의 첫 마디는 '극도로 피곤하다'는 것이었다.
그는 20시간 동안 차안에 갇혀 지내면서 필요할 때면 30분 씩만 차 엔진을 가동했다고 한다.
운전이 아닌 스마트폰 충전과 통화, 히터가동을 위해서였다.
휘발유가 떨어질까봐 30분이 지나면 그는 시동을 꺼야만 했다. 그리고 잠을 청했지만 추위 때문에 20분 이상 눈을 붙이기 힘들었다고 한다.
허기는 콜라와 주변 운전자들에게서 얻은 오렌지로 달랬다. 그는 이 대목에서 "아침을 거르던 습관을 후회했다"고 말하기도 했다.
그는 의사당에 도착해 가장 좋은 일이 "물을 마시고 화장실을 이용할 수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 신문은 버지니아 스털링에 거주하는 젠 트래비스씨(42) 가족의 이야기도 전했다.
트래비스씨는 12살 딸 아이의 겨울방학을 이용해 플로리다 올란도의 유니버셜 스튜디오를 다녀오는 길이었다.
올란도에서 두 번이나 항공편이 취소되면서 어쩔 수 없이 1400km에 이르는 귀갓길 대장정에 올랐다.
그녀가 정체 시간중에 가장 고통스러운 것은 화장실을 이용할 수 없었다는 것이었다.
3일 저녁 7시 이후 다음날 아침까지 화장실 이용을 못했던 당시 상황을 그녀는 "방광이 터지는 줄 알았다"는 말로 설명했다.
더군다나 코로나가 확산하고 있는 상황이라 아무 집이나 노크해서 '화장실을 좀 써도 되겠냐'고 말하기도 힘들었다고 한다.
주변 사람들은 수 킬로미터 떨어진 주유소까지 걸어가 볼일을 봤다고 한다.
뉴욕에 사는 바빈 로메로씨(34)도 현대차 투싼에 두 딸을 태우고 플로리다에 여행을 다녀오는 길에 문제의 고속도로 구간과 마주했다.
3일 밤 10시부터 4일 밤 아침까지 고속도로 위에서 한 발짝도 움직이지 못할 무렵 가장 신경 쓰인 일이 8살 딸의 상태였다.
딸이 스트레스를 받지 않고 시간을 보낼 수 있을 만한 일을 찾다 폭죽을 생각해냈다고 한다.
그는 현장에서 딸이 폭죽을 가지고 놀던 장면을 트위터에 올리면서도 버지니아 교통당국을 원망하는 글도 함께 실었다.
미라 라오씨 역시 고속도로 위에서 발이 묶인지 15시간이 지나서야 교통상황을 전달받은 상황을 개탄했다.
그는 "수도 워싱턴DC 인근에서 내 차를 1인치도 움직이지 못하는 일을 겪을 줄은 꿈에도 상상 못했다"고 말했다.
그는 다행히 진출로 부근에서 정체를 만났던 터라 가까스로 지옥과도 같은 고속도로를 빠져나올 수 있었다고 했다.
그는 특히 "고속도로에 갇혀 있으면서 많은 사고를 목격했다"며 "내가 할 수 있는 유일한 일은 모두를 위해 기도하는 것 뿐이었다"고 말했다.
한편, 뉴욕타임스의 이 기사에는 문제의 고속도로를 이용할 때는 반드시 음식을 챙긴다는 경험담에서부터 기후변화의 경고를 새겨들을 때가 됐다는 충고 등 다양한 의견글이 달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