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런데 마지막 결실이라고 할 수 있는 '종전선언'에 대해 문재인 대통령이 이번 신년사에서 따로 언급을 하지 않으면서 여러 해석들이 나오고 있다.
외교안보 관계자들에 따르면 이번 신년사에서 문 대통령이 종전선언을 언급할지 여부를 두고 청와대와 외교 파트에서 내부적으로도 진지한 검토가 오간 것으로 알려졌다.
그간 문 대통령은 지난해 9월 유엔총회에서 종전선언을 전세계에 공개적으로 제안했으며, 기회가 될 때마다 공식석상에서도 종전선언 추진 필요성을 강조해왔다. 서훈 국가안보실장이 미국과 중국을 오가면서 미국과는 문안까지 협의하는 등의 진척을 보였이기도 했다.
무엇보다 한국 대선이 불과 2개월로 앞으로 다가옴에 따라 종전선언 논의가 자칫 정쟁으로 흐를 가능성도 높아졌다.
이같은 구도 속에서 종전선언의 정쟁화를 예방하고, 차기 정권에 부담을 지우지 않는 차원에서 문 대통령이 종전선언을 언급하지 않기로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외교 사정을 아는 관계자는 "내부적으로는 종전선언 언급 여부에 대한 검토가 있었지만, 문 대통령은 이미 유엔총회를 통해 종전선언을 제안한 당사자로 꾸준히 추진 노력을 해왔기 때문에 이번에 굳이 반복해서 언급하지 않기로 결정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 관계자는 "대선을 코앞에 둔 상황에서 자칫 종전선언이 정치 영역으로 소비되는 것을 막고, 차기 정권에 부담을 주지 않으려는 차원이기도 하다"고 덧붙였다.
다만, 문 대통령은 '평화의 제도화'라는 표현으로 우회하면서 임기 끝까지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를 위해 노력하겠다는 의지를 내비쳤다. 청와대 관계자는 "물리적인 시간이 촉박하고 대내외적으로 계기를 찾기 쉽지 않은 것이 냉정한 현실"이라면서도 "마지막까지 중재의 노력을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