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별 택한 윤석열…"꼭두각시 프레임 파괴할 유일한 방법"
윤 후보는 이날 기존 선대위의 완전 해체를 발표하며 "매머드라 불렸고 민심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 지금까지 선거 캠페인의 잘못된 부분을 인정하고 바로 잡겠다"라며 "철저한 실무형 선거대책본부를 구성하겠다"라고 밝혔다.윤 후보는 '김종인 전 위원장이 구상했던 선대위 개편안과 다르지 않은데 왜 함께 가지 않는가?'라는 취재진의 질문에 "더 슬림하고, 더 의사 결정이 빠르기 때문이다"라고만 답했다. 결별을 설명하기엔 충분치 않은 답변이었다.
이와 관련해 윤 후보 측 관계자는 CBS 노컷뉴스에 "감정적 문제도 있겠지만, 김종인 상왕설이나 꼭두각시 프레임을 파괴하기 위해서는 김 위원장과 결별하는 것 외에는 다른 방법이 없었다"고 설명했다. 최근 김 전 위원장은 "윤석열 후보가 선대위가 해주는 대로 연기를 잘하면 선거는 승리한다"고 말해 안그래도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 측으로부터 무능 프레임으로 공격 받고 있는 윤 후보를 곤란하게 만들었다.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의 이유가 됐던 최서원의 국정농단이 겹친다는 지적까지 나왔었다.
김종인 사단도 모두 떠나…尹 중도 공략될까
이른바 김 전 위원장 사단으로 불렸던 인사들도 모두 새로운 선대본부에서 배제될 것으로 보인다. 정책본부장에 김 전 위원장과 가까운 임태희 전 총괄상황본부장이 임명될 가능성이 거론되기도 했지만, 원희룡 전 정책총괄본부장이 맡기로 했다.김 전 위원장 측근으로 분류되는 금태섭 전 전략기획실장과 김근식 전 정세분석실장, 정태근 전 정무실장 등 중도층에 소구력이 있는 인사들도 이날 일찌감치 윤 후보를 떠나겠다고 밝혔다. 김 전 위원장 측 한 인사는 통화에서 "중도층 공략에 대한 고민이 없는 것 아니겠는가"라고 비판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김 위원장의 중도 상징성과 의제 설정 능력을 보완할 수 있을 지 여부가 문제로 남는다. 정치 경험이 수 개월에 불과한 정치 초보인 윤 후보가 대선까지 두 달 남짓한 시간 동안 자력으로 반전 포인트를 만들 수 있냐는 것이다.
한 의원은 "김 전 위원장과 갈등이 생기니 있으면 있는 대로 문제가 있겠지만, 없으면 없는 대로 문제인 상황"이라고 말했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최근 2030의 이탈은 이미 벌어졌고, 그 윗세대에서도 여론조사 상 지지율이 많이 빠지고 있다"라며 "김 전 위원장 부재는 이러한 사람들이 쭉 나가는 상황에서 화룡점정을 찍을 수 있다"고 우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