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가 탈모치료제를 건강보험에 적용하는 방안을 공약으로 검토한다는 소식에 탈모인들이 촉각을 기울이고 있다. "내 머리털을 지켜줄 이재명 후보"라며 지지를 선언하기도 하고, '나의 머리를 위해, 이재명'이라며 이 후보의 슬로건을 패러디하기도 했다.
이 후보는 지난 2일 더불어민주당 청년선거대책위원회가 청년 심층 인터뷰를 진행해 수렴한 의견들을 보고받은 뒤, 이 중 일부를 '소확행 공약 시리즈'에 반영하겠다고 한 것으로 알려졌다.
소확행 공약 시리즈는 '소소하지만 확실한 행복' 공약들로, 지금까지 '가상 자산 과세 1년 유예', '상무 e스포츠 선수단 설립', '청년 면접 관련 완전 지원 서비스' 등이 발표됐다.
이 후보는 지난달 31일 "(소확행 공약이) 300개가 될지 3천개가 될지 아무도 모른다"며 "경기도에서도 현장의 목소리를 최대한 듣고자 했다. 그것이 국정 만족도를 높이는 길"이라고 말한 바 있다.
특히 이 후보는 제안 받은 의견 중 '탈모약 건강보험 적용', '자전거와 대중교통 연계 강화' 등을 유심히 살펴본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이 후보가 유권자들과 소통하고 있는 앱 '이재명 플러스'에서도 지난 1일 한 이용자가 "탈모로 인해 고통받는 탈모인들은 1천만 명 정도 된다. 의료 보험 미적용으로 치료의 상당한 부담을 느끼고 있다"며 "의료보험이 적용되길 희망한다"고 요구하기도 했다.
실제로 국민건강보험 등에 따르면 국내 잠재적 탈모 인구는 약 1천만 명으로 추산되지만, 현재 치료 약에 건강보험이 적용되지 않고 있는 실정이다. 이런 상황에서 대선 후보들 중 처음으로 탈모와 관련된 공약을 검토하고 있다는 소식이 들려오자 온라인상에서는 환영한다는 반응이 이어지고 있다.
디시인사이드 '탈모 갤러리'의 한 누리꾼은 "이재명을 뽑아야 하는 이유"라며 해당 내용을 공약으로 검토하겠다고 한 기사를 공유했다. 그러면서 "이제 카피약을 구매 대행해서 그만 먹어도 된다"고 기뻐했다.
다른 누리꾼들도 "1천만 탈모 군단이 이재명 뽑는다", "뽑으면 안 되고 심어야 한다", "1천만 탈모인들의 희망"이라며 옹호했다.
한 누리꾼은 "(이 후보가) 경기도지사 때 공약 이행률 98.1%였다. 그것도 임기 다 못 채우고 나왔기 때문이고, 임기 다 채웠으면 100% 찍었을 수도 있다"며 이 후보의 탈모 공약 실행에 대한 기대감을 내비치기도 했다.
또 이 후보의 현재 슬로건인 '나를 위해, 이재명'을 '나의 머리를 위해, 이재명'으로 패러디한 사진을 공유하기도 했다. 이전 슬로건인 '이재명은 합니다'를 '이재명은 심습니다'로 바꿔 부르며 지지를 선언하기도 했다.
일각에선 부정적인 반응도 내비쳤다. 한 누리꾼은 "탈모를 떠나서 이성적으로 나라를 위해 생각할 문제"라며 "(이 후보가) 공약을 남발한다"고 비판했다. 이 밖에도 "선심성 공약", "내가 낸 세금으로 왜 탈모인들을 도와야 하냐"는 등 부정적 의견이 달리기도 했다.
이와 관련, 더불어민주당 청년선대위 측은 4일 해당 게시판에 "탈모에 더 자세히 들어보고 싶다"며 간담회를 개최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이동학 청년 최고위원은 "많은 분들께서 호응 주셔서 참 고맙다"며 "이참에 (탈모인들의) 의견을 세밀하게 더 들어보고 싶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조만간 '심는 사람들'의 간담회를 만들겠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