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명의 FA 가운데 롯데 내야수 정훈(34)을 제외한 14명이 계약을 마무리한 상황. 정훈이 29억 원 이상의 계약을 체결할 경우 사상 처음으로 1000억 원을 돌파하게 된다.
이번 FA 시장에서 각 팀들의 목표는 확고했다. 2021시즌 눈에 띄게 성적이 하락한 KIA와 NC는 전력 보강에 박차를 가했고 우승을 다툰 kt와 삼성은 집토끼 단속에 사활을 걸었다.
전통의 명가 KIA는 2021시즌을 9위(58승 76패 10무)로 마감하며 3시즌 연속 포스트시즌 진출에 실패했다. 자존심을 구긴 KIA는 대표이사부터 단장, 감독 모두 교체에 나서는 등 대대적인 변화를 감행했다.
KIA는 재도약을 위해 이번 FA 시장에서 지갑을 활짝 열었다.
FA 최대어인 나성범(32)을 영입했고, 프랜차이즈 스타 양현종(33)을 팀에 복귀시켰다. KIA는 나성범과 6년 총액 150억 원, 양현종과 4년 총액 103억 원에 계약을 체결했다. 이번 FA 시장에서 10개 구단 중 가장 많은 금액인 총 253억 원을 투자했다.
KIA는 2021시즌 팀 타율 9위(2할4푼8리), 팀 득점 10위(568점) 등 공격 지표가 사실상 바닥을 쳤다. 선발진 평균자책점은 5.04로 10개 구단 중 8위였다. 10승과 150이닝 이상을 넘긴 선발투수도 없었다. 나성범과 양현종은 투타 모두 부진했던 KIA의 기둥이 되어줄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나성범을 잃은 FA 시장에서 총 164억 원을 투자해 만회를 노렸다. KIA(253억 원), LG(179억 원)에 이어 10개 구단 중 세 번째로 많은 금액이다. NC는 박건우(31)와 6년 총액 100억 원, 손아섭(33)과 4년 총액 64억 원에 FA 계약을 체결했다.
NC는 2021시즌 부진 속에도 거포 타자들의 활약이 눈부셨다. 나성범(33홈런), 애런 알테어(32홈런), 양의지(30홈런) 등 3명의 타자가 30홈런을 넘겼다. 하지만 나성범을 KIA로 떠나보낸 NC는 외국인 타자 애런 알테어와 재계약도 불발됐다. 중심타선의 무게감이 단번에 사라졌다.
2021시즌 박건우는 홈런 6개, 손아섭은 홈런 3개로 거포와는 거리가 먼 타자들이다.
하지만 개인 통산 타율을 보면 박건우는 3할2푼6리(3130타수 1020안타), 손아섭은 3할2푼4리(6401타수 2077안타)로 모두 정교한 타격을 자랑한다. NC 타선은 중장거리포 박건우와 손아섭의 가세로 체질 변화가 예상된다.
kt는 창단 첫 통합우승에 기여한 포수 장성우(31)와 4년 총액 42억 원, 내야수 황재균(34)과 4년 총액 60억 원에 재계약했다. 백업포수 허도환은 LG로 떠났지만, 지난해 7월 롯데에서 트레이드로 영입한 포수 김준태가 장성우의 뒤를 받칠 것으로 보인다.
집토끼 단속에 성공한 kt는 거포 박병호까지 영입하며 전력을 강화했다.
kt는 FA 박병호와 3년 총액 30억 원에 계약했다. 최근 8시즌 연속 20홈런을 달성한 박병호는 2021시즌 팀 장타율 6위(3할7푼6리), 팀 홈런 7위(106개)였던 kt의 장타력 고민을 해결해 줄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kt는 이번 FA 시장에서 총 132억 원을 쏟아 부었다.
삼성은 주장 박해민과 작별을 고했다. 박해민의 LG 이적으로 외야 수비에 적잖은 타격을 받을 전망이다. 14승 투수 백정현과 안방마님 강민호를 붙잡으며 추가 전력 유출은 막았지만 외부 FA 영입은 없었다. 삼성은 집토끼 단속에 총 74억 원을 썼다.
LG는 김현수와 4+2년 총액 115억 원에 도장을 찍으며 오프시즌 최대 숙제를 해결했다. 이어 kt의 백업 포수였던 FA 허도환을 2년 총액 4억 원에 영입했다. LG는 베테랑 이성우가 은퇴를 선언하고 유망주 김재성이 박해민의 보상선수로 지목돼 삼성으로 떠나면서 생긴 백업 포수 공백을 허도환으로 채웠다.
나머지 팀들은 FA 시장에서 다소 소극적인 모습이었다.
최하위 한화는 포수 최재훈(32)과 재계약하며 FA 1호 계약을 했다. 하지만 추가 영입 없이 시장에서 물러났다.
두산은 박건우를 NC로 떠나보냈지만 4번 타자 김재환(33)을 붙잡아 타선의 붕괴를 막았고 박건우의 보상 선수로 강진성(28)을 지명해 전력 손실을 최소화 했다.
한편, 프랜차이즈 스타 손아섭을 놓친 롯데는 또 다른 간판 정훈과 여전히 협상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