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병관리청 중앙방역대책본부(본부장 정은경)는 4일 0시 기준으로 국내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3024명 늘어 총 64만 5226명이 확진됐다고 밝혔다. 진단검사량이 평일보다 대폭 감소하는 '주말 효과'가 맞물려 이틀째 3천 명대를 유지한 전날(3129명)보다 105명 줄었다.
통상 하루 확진자는 주 초반인 월·화에 급감했다가 평일 검사량이 회복되는 수요일쯤 최고치를 보이며 증가하는 패턴을 보여 왔다. 다만 이같은 주간 추세를 고려하더라도 확산세 둔화는 뚜렷하게 감지되고 있다. 지난 주 화요일(지난해 12월 28일·3864명)보다는 840명이 적고, 3주 전(12월 14일·5567명)이나 2주 전(12월 21일·5194명)과 비교하면 무려 2천 명 이상이 줄어든 수치다.
앞서 정부가 지난달 18일부터 전국의 사적모임을 최대 4명으로 축소하고, 식당·카페 등의 영업을 밤 9시 이후 제한하는 거리두기 조치를 실시하면서 한때 7천 명대 후반에 달했던 신규 확진규모는 3천~5천 명대 수준으로 떨어졌다.
방역당국이 지난해 12월 한 달을 '고령층 집중접종기간'으로 운영하며 추가접종에 속도를 낸 점도 한몫했다. 고위험군에 속하는 60세 이상 고령층의 3차접종률이 80%에 가까워지면서 신규 환자의 30%를 상회했던 이들의 확진 비율은 20%대 초반까지 하락했다.
전날 하루 동안 선별진료소에서 검사를 받은 의심환자는 총 12만 5천 명으로 집계됐다. 전국에 설치된 임시선별검사소에서는 14만 2226건의 진단검사가 시행됐고, 이 중 767명이 양성으로 확인됐다. 총 검사건수는 26만 7226건으로 당일 기준 양성률은 1.7%다. 감염재생산지수(Rt)가 '유행 확산'을 뜻하는 '1'을 밑돌면서 2~3%대를 꾸준히 기록했던 검사 양성률도 1%대로 떨어졌다.
위중증 보름 만에 1천 명 밑돌아…수도권·전국 병상가동률 60%대
인공호흡기나 고유량(high flow) 산소요법, 에크모(ECMO·체외막산소공급장치), 지속적신대체요법(CRRT) 등의 치료를 받는 코로나19 중증환자는 하루 새 42명이 줄어 총 973명으로 집계됐다. 위중증 환자가 1천 명을 밑돈 것은 지난 달 20일(997명) 이후 15일 만이다.
지난 달 18일 '1천 명'을 처음 넘긴(1016명) 중증환자는 같은 달 21일(1022명)부터 22일 1063명→23일 1083명→24일 1084명→25일 1105명→26일 1081명→27일 1078명→28일 1102명→29일 1151명→30일 1145명→31일 1056명→이달 1일 1049명→2일 1024명→3일 1015명 등 2주째 1천 명대를 유지했다. 다만, 지난 달 29일 1151명으로 정점을 찍은 이래 엿새 연속 감소세를 나타내며 이날 900명대를 기록했다.
앞서 정부는 지난 달 28일 전반적 유행상황이 감소세로 전환됐다고 평가하면서 이같은 추세가 중증환자 감소로 반영되기까지는 닷새에서 열흘 정도의 시차가 걸릴 것으로 전망한 바 있다. 코로나19 위중증 환자의 경우, 음압병실 등 일반 중환자보다 갖춰야 할 치료요건이 까다로운 데다 증상 발현 이후 전실까지 최소 20일의 기간이 소요되기 때문이다.
사망자는 전날보다 51명이 늘어 지금까지 코로나19로 숨진 확진자는 총 5781명이다. 누적 치명률은 0.9%로 상승했다.
정부는 신종 변이 '오미크론'의 확산 등을 고려해 '하루 확진 1만 명'에도 대응 가능한 의료대응체계 구축을 목표로 하고 있다. 작년 말까지 병상 확충을 위해 발령한 행정명령 이행과 각 병원들의 자발적 참여가 이어지면서 병상가동률은 다소 숨통이 트인 상태다.
중앙사고수습본부에 따르면, 전날 오후 5시 기준 수도권 소재 중환자 전담병상의 가동률은 64.03%다. 총 1101개의 보유병상 중 705병상이 사용돼 신규 환자를 받을 수 있는 병상은 396개다.
서울은 총 418병상 중 289병상이 차 69.14%의 가동률을 나타냈다. 117병상 중 50병상이 남은 인천(57.26%)과 61.66%를 기록한 경기(566병상 중 349병상 사용)는 상대적으로 좀 더 여유가 있는 상황이다.
다만, 의료대응 역량이 확진자가 대거 밀집한 수도권에 집중되면서 비수도권에는 병상 여력이 빠듯한 지역들도 있다.
세종은 중환자실 6개, 경북 지역도 보유병상 3개가 꽉 찼다. 대전(28병상 중 21병상 사용)과 부산(64병상 중 55병상 사용)도 가용병상이 한 자릿수로 집계됐다.
전국적인 중환자병상 가동률은 62.34%(1641병상 중 1023병상 사용)로 60%대 초반에 머물렀다.
수도권 1900명대 환자 발생…60세 이상 3차접종률, 80% 육박
국내 지역발생 현황을 살펴보면 △서울 903명 △부산 143명 △대구 79명 △인천 162명 △광주 59명 △대전 31명 △울산 33명 △세종 11명 △경기 916명 △강원 62명 △충북 61명 △충남 110명 △전북 89명 △전남 42명 △경북 59명 △경남 112명 △제주 17명 등이다.
서울, 경기, 인천 등 수도권에서는 1981명이 새롭게 확진됐다. 전체 대비 68.57%에 이르는 비중이다.
비수도권 지역은 908명의 환자가 나와 전체 31.43%의 비율을 나타냈다.
해외유입 사례는 입국 당시 검역을 통해 26명이 확진됐고, 입국 이후 지자체에서 양성 판정을 받은 인원이 109명으로 나타났다.
유입 추정국가는 △인도 1명 △베트남 2명 △태국 3명 △네팔 1명 △스리랑카 1명 △타지키스탄 1명 △아랍에미리트 5명 등 중국 외 아시아 지역이 14명, △영국 4명 △프랑스 4명 △터키 3명 △폴란드 2명 △이탈리아 1명 △헝가리 1명 △독일 2명 등 유럽 지역이 17명, △미국 76명 △캐나다 11명 △멕시코 1명 △도미니카공화국 1명 △파라과이 1명 등 미주 지역이 90명, △남아프리카공화국 3명 △나이지리아 1명 △케냐 1명 △우간다 2명 △르완다 1명 △니제르 1명 △앙골라 1명 등 아프리카 지역이 10명, 호주 4명 등으로 조사됐다.
국적별로 내국인이 106명, 외국인이 29명이다.
오미크론 변이는 이미 우세종의 자리를 점한 미국 등 다양한 국가에서 환자가 유입되는 동시에 지역사회 'n차 전파'를 통해 급속도로 퍼지고 있다. 전날 0시 기준으로 국내 오미크론 감염자는 1318명(해외유입 703명·국내 감염 615명)으로 집계됐다. 지난 달 1일 나이지리아를 다녀온 부부를 통해 처음 유입된 이후 한 달여 만에 누적 확진자 1천 명을 돌파했다.
최근에는 광주 서구 요양병원에서 발생한 집단감염을 통해 오미크론에 감염된 90대 입원환자가 숨져 첫 사망사례도 보고됐다. 이 환자는 지난해 10월 아스트라제네카(AZ) 백신으로 2차 접종을 마친 접종완료자였던 것으로 파악됐다.
마찬가지로 AZ 백신으로 기본접종을 완료한 70대 감염자 1명은 위중증으로 증상이 악화된 상태다. 해외유입 사례인 이 환자는 현재 고유량 산소치료를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는 늦어도 내달 중에는 오미크론 변이가 국내 우세종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 실제로 지난 달 첫 주 0.2%에 불과했던 검출률은 마지막 주 기준 8.8%까지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방역당국은 오미크론 대유행을 대비하기 위한 최선의 방어책은 '3차 접종'임을 강조하고 있다.
코로나19 예방접종대응추진단에 따르면, 전날 백신 1차 접종을 받은 인원은 3만 9839명으로 누적 접종자는 4423만 9358명이다. 전체 대비 86.2%로 만 18세 이상 성인 기준으로 보면 96.1%(60세 이상 기준 95.8%)다.
2차 접종을 받은 국민은 7만 8260명이 늘어 총 4262만 1496명이 코로나19 예방접종을 완료했다. 전체 인구의 83.1%로 성인 기준 93.8%(60세 이상 기준 94.6%)에 해당한다.
기본접종을 완료한 지 3개월이 경과해 부스터샷을 맞은 성인 대상자는 47만 1638명이 증가했다. 현재까지 추가접종을 받은 3차 접종자는 누적 1896만 5833명으로 집계됐다. 전체 인구의 37% 수준으로 성인 기준으로는 42.8%, 60세 이상 고령층의 78.3%에 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