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스템임플란트는 회사 자금관리를 맡고 있는 A(45)씨가 회삿돈 1880억원을 횡령한 사실을 확인해 지난해 12월 31일 서울 강서경찰서에 고소장을 제출했다고 3일 공시했다. 이는 이 회사 자기자본 대비 91.81%에 해당하는 규모로 상장사 역대 최대 규모 횡령 사건이다.
오스템임플란트는 이날 공시를 통해 "자금관리 직원 단독으로 진행한 횡령 사건"라며 "현재 고소장이 제출된 상태이며, 향후 적법한 절차에 따라 회수를 위해 필요한 모든 조치를 취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A씨는 잔액증명서를 위조하는 방법으로 회삿돈을 빼돌린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한국거래소는 오스템인플란트의 주식거래를 정지시키고 "상장적격성 실질심사 사유(횡령ㆍ배임 혐의발생)와 관련하여 동 사유 발생일로부터 15일 이내(1월 24일, 영업일 기준)에 실질심사 대상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그런데 거액을 횡령한 직원 A씨가 지난해 코스닥 상장사 동진쎄미켐의 지분 7.62%를 한번에 사들인 뒤 다시 되팔아 화제가 됐던 소위 '파주 슈퍼개미'와 동일인인 것으로 알려져 다시 한번 충격을 주고 있다.
금융투자업계 등에 따르면 파주 슈퍼개미는 지난해 10월 1일 '개인투자자' 자격으로 동진쎄미켐 전체 지분 7.62%에 달하는 391만 7431주를 사들였다. 주당 취득단가는 3만 6492원으로 전체 매수대금은 약 1430억원에 달한다. 증권업계에서 그를 '파주' 슈퍼개미로 부른 이유는 금감원에 신고된 주민등록 주소가 파주였기 때문이다.
그런데 그는 같은해 11월 18일부터 12월 20일까지 보유 주식 가운데 336만 7431주를 처분했다. 평균 매도 단가는 약 3만 4000원으로 취득단가 대비 7% 가량 낮은 가격이다. 결과적으로 매매과정에서 84억원 정도를 손해 본 것으로 보인다.
파주 수퍼개미의 주식 매도 이후 동진쎄미켐의 주가는 상승 랠리를 거듭했다. 지난달 30일 5만 2100원까지 오른 뒤 이날 큰 폭으로 하락해 4만 6700원에 장을 마쳤다. 파주 슈퍼개미는 동진쎄미켐의 지분 1.07%를 아직 보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처럼 개인투자자가 단기간에 1천억원이 넘는 규모의 매매거래를 진행하면서 시장 안팎에서 화제가 됐고 최근 언론보도에 등장하기도 했다. 한국거래소는 파주 슈퍼개미와 A씨의 실명, 그리고 주소 등이 일치한다는 점에서 두 사람을 동일인으로 보고 조사를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1997년 설립된 오스템임플란트는 코스닥 상장사로 세계 4위 규모의 치과용 임플란트 개발과 제조 전문회사다. 이날 기준 코스닥 시가총액 22위이며 시총은 2조 386억원에 달한다. 지난해 초까지만 해도 5만원 선이었던 이 회사 주가는 지난 8월 16만 6000원까지 오르며 3배 넘게 상승했다. 마지막 거래일인 지난달 30일 종가는 14만 2700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