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은 FA 1人' 정훈, 알짜배기 1루수지만 원하는 팀은 없다?

자유계약선수 정훈. 연합뉴스
프로야구 FA(자유계약선수) 시장은 막바지에 다다랐지만 롯데 1루수 정훈(34)의 거취는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 15명의 FA 가운데 14명이 계약을 마무리한 가운데 정훈 혼자만 남았다.
 
올 시즌 FA 시장 총액은 971억 원으로 KBO리그 역대 최다액을 달성했다. 유일하게 남은 FA 정훈이 29억 원 이상의 계약을 체결할 경우 사상 처음으로 1000억 원을 돌파하게 된다.
 
정훈은 올 시즌 FA 시장에서 알짜배기 1루수로 평가를 받았다. 지난해 1억 원의 연봉을 받은 정훈은 FA C등급으로 다른 구단에서 보상 선수 없이 지난해 연봉의 150%인 보상금 1억5000만 원이면 영입할 수 있다.
 
1루 수비가 불안정한 팀이라면 정훈은 충분히 탐낼 만한 FA 자원이다. 정규 시즌에서 정훈은 수비 이닝 796⅔이닝을 소화하는 동안 실책을 단 1차례만 범했다. 2021시즌 1루수 중 가장 적은 실책을 기록했다.
 
방망이도 나쁘지 않았다. 정훈은 135경기에서 타율 2할9푼2리(486타수 142안타) 14홈런 79타점 OPS .818로 타격도 준수했다. 2년 연속 세 자릿수 안타와 두 자릿수 홈런을 기록했다.
 
정훈은 1루수 보강이 필요한 팀들과 계약 가능성이 제기된 바 있다. FA 박건우와 4년 총액 100억 원에 계약한 NC는 두산에 보상 선수로 1루수 강진성을 내줬다. 주전 1루수를 잃은 NC는 정훈을 영입할 것으로 예상됐지만, FA 외야수 손아섭을 4년 총액 64억 원에 품고 외부 FA 영입을 마무리했다.
 
NC는 KIA로 이적한 FA 나성범의 보상 선수로 투수 하준영을 지명했다. 2021 시즌 NC의 1루수는 새 외국인 타자 닉 마티니와 윤형준, 오영수 등이 맡을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창단 첫 통합우승을 달성한 kt는 의외로 1루 수비가 불안했다. 1루수 강백호가 실책을 19차례 범하며 1루수 최다 실책을 기록했다.
 
하지만 kt는 지난달 29일 박병호와 3년 총액 30억 원에 계약하며 1루수 보강을 마쳤다. 정훈의 수비력 대신 8시즌 연속 20홈런을 달성한 박병호의 장타력을 선택했다.
 
롯데는 정훈과 재계약이 불발될 경우 이대호가 1루 수비를 맡을 것으로 보인다. 나승엽이 지난해 1루수로 121⅓이닝을 소화하면서 정훈의 백업 역할을 톡톡히 했지만 오는 3월 상무 추가 모집에 지원해 군 문제를 해결할 가능성이 높다.
 
1루수 경험이 많은 이대호는 2021시즌 1루수로 118⅓이닝을 소화했다. 하지만 줄곧 지명 타자를 맡아왔던 이대호가 1루 수비를 맡을 경우 타격 집중력이 떨어질 가능성이 높다. 롯데는 정훈이 팀을 떠난다면 1루수 공백을 메우기 어려운 상황에 처할 수 있다.
 
롯데에서 11년간 활약한 정훈은 올해 처음으로 FA 자격을 취득했다. 2006년 육성 선수로 현대(현 키움)에 입단했지만 1군 무대를 밟지 못한 채 방출됐다. 2010년 롯데에 육성 선수로 영입되면서 1군 데뷔를 했고, 2루수와 외야수를 거쳐 주전 1루수 자리를 굳혔다.
 
롯데는 앞서 프랜차이즈 스타 손아섭(35)을 NC로 떠나보냈다. 몸집을 줄인 롯데가 또 다른 프랜차이즈 스타 정훈을 붙잡을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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