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한차례 철수' 스포츠센터 살인사건…서울청장 "미비점 파악 중"

최관호 서울경찰청장 정례 간담회
스포츠센터 직원 살인 사건…"현장 출동 부분 파악 중"
올해 치안정책 추진 방향…"세심한 시스템 치안 선보일 것"

최관호 서울경찰청장. 연합뉴스
경찰이 '어린이 스포츠센터 직원 살인 사건'과 관련, 경찰의 초동 조치가 적절했는지 등에 대한 사실 관계를 파악하고 있다. 경찰은 피의자인 스포츠센터 대표에 대한 체포 수시간 전 현장에 출동하고도 범행 정황을 발견하지 못해 돌아간 바 있다.  

최관호 서울경찰청장은 3일 정례간담회에서 스포츠센터 직원 살인 사건과 관련, "피의자에 대해선 긴급체포를 했고 구속 조치를 했다"며 "현장 출동에 대한 부분에 대해선 지금 들여다 보고 있다"고 밝혔다.

앞서 서울 서대문경찰서는 지난달 31일 오전 2시쯤 "누나가 폭행 당하고 있다"는 40대 A씨 신고를 받고 현장을 찾았다. A씨는 센터 대표로, 피의자다.

그런데 A씨는 이후 "그런 신고를 한 적 없다", "어떤 남자가 들어와서 그 사람과 싸웠는데 현재 도망갔다" 등 말을 바꾸며 횡설수설한 것으로 전해졌다. 현장을 수색한 경찰은 피해자인 20대 직원 B씨가 누워있는 것을 발견하고 가슴에 손을 얹어 맥박을 확인했지만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것으로 판단했다. 혈흔 등 범죄 정황도 나오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A씨는 "이번 사건과 상관이 없는 사람이고 술에 취해 잠들어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서울서대문경찰서. 연합뉴스
경찰은 A씨 신고 이유를 자세히 파악하기 위해 폐쇄회로(CC)TV를 확인을 요구했지만, A씨는 거절하면서 "내가 나중에 따로 (폭행한) 남성을 고소하겠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경찰은 일단 현장에서 철수했다.

하지만 A씨는 약 7시간 뒤인 오전 9시 5분쯤 "자고 일어나니 직원이 의식이 없다"며 신고했고, 경찰은 A씨를 긴급체포했다. 경찰은 당초 A씨에게 폭행치사 혐의를 적용했지만,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이 'B씨의 항문 부위가 막대에 찔리면서 장기가 손상돼 사망한 것으로 보인다'는 취지의 1차 소견을 내자, 살인 혐의로 변경하고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법원은 "도주 우려가 있다"며 영장을 발부했다.

당시 현장 출동 경찰은 6명으로 파악됐다. 최 청장은 "현장 출동 경찰관의 입장에서는 현재까지 신고 내용이라든지 당시 현장 상황, 신고자인 피의자 진술 이런 것도 살인 범죄를 인지할 수 있었을까(하는 부분이 있다)"며 "우리 경찰관이 옷을 덮어주고 깨우는 그런 확인을 할 수 있는데, 살인 범죄 인지 가능성은 어려웠지 않겠느냐는 게 우선적인 제 생각"이라고 밝혔다.

이어 "그럼에도 불구하고 국민의 관점에서 미비점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서 사실관계를 정확하게 파악 중에 있다"며 "사실관계가 나오는대로 다시 말하겠다"라고 덧붙였다.


한편 최 청장은 올해 치안정책 추진 방향과 관련 "작년에 해왔던 원팀으로 가동되는 시스템 치안을 더욱 고도화 해서 현장 대응력을 한층 더 끌어올릴 것"이라며 "그야말로 시스템과 경찰관이 한 몸이 되는 보다 정교하고 세심한 시스템 치안을 선보일 생각"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에 필요한 제반 인력 보충들은 여건 허용 범위 안에서 최대한 조치를 할 것"이라며 "그것을 위한 인사가 곧 있을 예정인데, 그 전에 조직 진단을 진행하고 있다. 그에 맞춰 인사가 이뤄지고 수사력이 한층 보강될 것으로 생각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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