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민주계열 '시티즌 뉴스'도 중단…"신념 이룰 수 없게 돼"

홍콩의 온라인 뉴스 포털 시티즌 뉴스가 4일부터 운영을 중단한다고 밝혔다. HKCnews 트위터 캡처
홍콩 민주진영 매체 중 하나인 온라인 포털 시티즌 뉴스가 4일부터 운영을 중단하기로 했다. 지난해 6월 반중매체 빈과일보, 지난해 12월 입장신문 폐간에 이어 세 번째로 나온 민주진영 계열 매체의 폐쇄다.
 
시티즌 뉴스는 2일 밤 자사 페이스북 계정에 올린 공지를 통해 위기의 시대에 모두의 안전을 지키기 위해 4일부터 운영을 중단한다고 밝혔다. 시티즌 뉴스 사이트는 업데이트 없이 일정기간 존치되다가 폐쇄될 예정이다.


시티즌 뉴스의 폐간 결정은 닷새전인 지난해 12월 29일 홍콩 보안경찰이 선동적인 콘텐츠를 게시하고 정부에 대한 증오심을 조장한 혐의로 입장신문 관계자 7명을 체포하고 자금을 동결한 직후 갑작스럽게 발표됐다.
 
시티즌 뉴스는 공지문에서 "홍콩이 직면한 것은 더 이상 요동치는 바람과 비가 아니라 토네이도와 거대한 파도"라며 "안타깝게도 지난 2년간 사회의 변화와 미디어 환경의 악화로 우리의 신념을 이룰 수 없게 됐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태풍의 눈 앞에 있는 우리의 작은 배는 엄청나게 거친 바다에 있다"며 "우리는 이 위기의 시기에 배에 타고 있는 모든 사람들의 안전을 보장해야 한다"고 말했다. 시티즌 뉴스 직원들의 안전을 위해 문을 닫을 수밖에 없다는 얘기다.
 
시티즌 뉴스를 설립한 전 홍콩 기자협회장 크리스 영. SCMP 캡처

시티즌 뉴스는 홍콩 언론의 자유에 대한 우려를 표명한 전 홍콩 기자협회장 크리스 영 킨을 포함한 베테랑 언론인들이 2017년 설립했다. 10여명으로 출발한 인력은 5년 사이에 수십 명으로 늘어났다.
 
홍콩 당국은 지난해 10월 시티즌 뉴스가 크리스 탕 보안장관이 홍콩기본법 23조에 의해 언론의 자유가 침해되지 않을 것이라는 보장을 거부했다는 잘못된 보도를 했다고 보도했다. 당시 스탠드 뉴스 편집장은 해당 기사를 쓴 기자에게 특별한 언급 없이 탕 장관의 발언을 검토해 달라고만 요구했다.
 
빈과일보와 입장신문, 시티즌 뉴스에 이은 홍콩 보안당국의 다음 표적은 홍콩기자협회가 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실시간 랭킹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