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 김해시내 한 은행 직원의 기지로 '보이스피싱' 사기 사건 2건을 잇달아 막아낸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1일 경찰 등에 따르면 김해 한림농협 신천지점에 근무하는 김주란(51)씨는 지난달 27일 오전 10시쯤 창구에서 70대 할머니 고객을 맞았다.
김 씨는 "집수리 비용으로 필요하다"며 통장에 든 2천만 원을 인출해달라는 할머니가 전부 현금으로 달라는 말에 이상한 낌새를 느꼈다.
김 씨가 보기에 할머니의 얼굴이 하얗게 질려 있고 어딘가 쫓기는 분위기였다. 이에 할머니에게 금융사기 문진표를 쓰도록 하면서 현금 인출을 지연시켰다.
김 씨는 할머니 가족 등에게 여러 차례 전화로 찾아 확인한 결과 집수리가 아닌 낯선 이로부터 '아들을 납치했으니 5천만 원을 내놔라'는 협박을 받았다는 걸 확인하고 인출을 막았다.
이 사건 이후 40분 정도가 지났을 때. 이번에는 80대 할아버지가 통장 2개를 들고 김 씨 창구 앞으로 왔다.
김 씨는 할아버지가 "병원비에 쓰려고 한다"며 920만 원 전액을 현금으로 인출해달라고 하자 또다시 수상한 낌새를 느꼈다.
김 씨는 시간을 끌며 경찰에 신고하는 동시에 할아버지가 '아들을 납치했다'는 성명불상의 보이스피싱 사기 전화를 받은 사실을 밝혀냈다.
김 씨는 이처럼 보이스피싱을 예방한 공로로 김해서부경찰서로부터 감사장을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