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아직 수도권 민심이 완전히 돌아서지 않은 데다, 이 후보의 지지율 상승보다는 윤 후보의 하락에 의한 이른바 '데드크로스' 역전이어서 안심할 단계는 아니라는 분석도 나온다.
오차범위 안팎으로 尹에 앞서며 우위 점하기 시작한 李
서울신문 의뢰로 한국갤럽이 27~28일 만 18세 이상 남녀 1008명 대상으로 실시한 차기 대선후보 지지도 조사에서는 이 후보가 36.8%, 윤 후보가 30.8%를 기록했다. 두 후보 간 격차는 6.0%p로 오차범위 최대 격차인 6.2%p(오차범위는 95% 신뢰수준에 ±3.1%p)에 근접했다.
12월 5주차 NBS에서는 이 후보가 39%, 윤 후보가 28%를 얻었다. 두 후보 간 격차는 11%p로 오차범위(95% 신뢰수준에 ±3.1%p)를 크게 상회했다.(자세한 내용은 각 조사기관과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이번 주 들어 실시된 여론조사 중 다수에서 이 후보가 윤 후보에 앞서는 것으로 나타나자 민주당 내부에서는 1월 중으로 기대했던 확실한 골든크로스가 연초부터 이뤄지는 것 아니냐는 기대감이 나타나고 있다.
서울서 여전히 박빙-PK 등 주요지역 박빙 열세 "안심 이르다"
다만 이러한 기대감에도 불구하고 조사 결과를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마냥 긍정적이지만은 않다는 분석도 제기되고 있다.우선 지역별로 살펴볼 때 전국 최대 격전지이자 바로미터로 분류되는 서울지역에서 압도적인 모습을 보이지 못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한국갤럽 서울지역 지지율을 살펴보면 이 후보는 33.4%, 윤 후보는 30.5%를 얻었다. 없다와 모름/응답거절 등 부동층 비중이 10.2%인 점을 감안하면 안심할 수 없는 격차다.
NBS 서울지역 조사에서는 이 후보 44%, 윤 후보 30%로 나타났다. 14%p로 격차가 적지 않지만, 없음과 모름/무응답 등 부동층이 25%나 되기 때문에 이 또한 여유 있는 격차라고 보기 어렵다는 것이 중론이다.
李 상승요인보다 尹 하락요인 컸다…"1등 주자다운 무게감 보여야"
지지율 변화의 원인을 두고도 긍·부정이 엇갈리고 있다.역전의 발판이 마련된 데는 민주당의 내부 결집 강화에 당 내홍과 배우자 논란 등 국민의힘 내부 요인이 복합적으로 영향을 미쳤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민주당에서는 대선 경선에서 이 후보와 갈등을 빚었던 이낙연 전 당대표가 선거대책위원회에 합류하면서 시너지를 더했다.
반면, 국민의힘은 윤 후보와 이준석 당대표 간 갈등과 윤 후보의 배우자 김건희씨의 학력위조 논란 등이 불거지며 하락 요인이 됐다.
민주당 선대위의 화학적 결합은 어느 정도 예상된 바였지만, 국민의힘 내부 논란은 예상치 못한 호재이기 때문에 지금과 같은 지지율 추세가 계속 이어지기는 힘들다는 분석이 나온다.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 유예를 두고 정부·청와대와 갈등을 빚는 등 부동산 정책과 관련한 엇박자는 물론, 최근 당정협의를 통해 결정된 쌀 20만톤 우선 격리와 가상자산 과세 유예 등에 대한 이 후보의 입장 또한 정부의 정책기조를 너무 쉽게 흔든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앞선 전국민재난지원금 추진 철회, 기본소득 등 주요 공약에 대한 "국민이 원하지 않으면 하지 않겠다" 발언, 국토보유세의 명칭 변경 등이 더해지면서 '불확실성 리스크'에 대한 우려가 나오고 있다.
민주당 선대위에서는 이미 과거 실적으로 행정능력을 입증한 만큼 능력적인 측면에서는 문제가 없음이 밝혀졌다며 기우에 불과하다는 의견이 제시됐다.
선대위 관계자는 CBS노컷뉴스와의 통화에서 "정책기조가 바뀌거나, 민생에 대한 기본적인 입장이 변한 것이 아니다"라며 "상황에 맞게, 국민들의 생각에 맞게 유연성을 발휘하는 것일 뿐"이라고 말했다.
반면 윤 후보가 "계속 말을 뒤집는 후보와 어떻게 토론을 하느냐"며 토론회를 회피할 수 있도록 하는 빌미를 제공함은 물론, 공약이 언제든 바뀔 수 있다는 불신감을 심어줄 수 있다는 점은 개선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 후보 측 관계자는 통화에서 "후보의 합리주의적, 실용주의적 성향을 강조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이미 많은 분들이 '이재명은 실용주의자'라는 것을 아시는 상황에서 굳이 불안감을 심어드릴 필요는 없다"며 "여론조사에서 우세로 돌아선 만큼 1위 주자다운 무게감 있는 모습을 보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