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테니스 유망주들의 올해 왕중왕전에서 손하윤(14·씽크론 아카데미)이 14세 이하부 정상에 올랐다.
손하윤은 29일 강원도 양구테니스파크 실내코트에서 열린 '제 9회 IBK 요넥스 14 양구 실내주니어테니스대회' 마지막 날 여자 단식 결승에서 이서아(13·춘천스포츠클럽)를 눌렀다. 세트 스코어 2 대 1(6-4 2-6 6-3) 승리로 우승을 장식했다.
14세 이하 왕중왕전 우승컵으로 2021년을 기분 좋게 마무리했다. 한국중고테니스연맹 정석진 전무는 "손하윤은 주로 16세부나 18세부 등 더 높은 수준의 대회에 출전해왔다"면서 "14세부 대회는 오랜만에 출전해 우승까지 차지했다"고 귀띔했다. 정 전무는 2018년 호주오픈에서 한국인 최초로 메이저 대회 4강 신화를 이룬 남자 단식 간판 정현(25)의 아버지로 삼일공고 감독을 지냈다. 정 전무의 말처럼 손하윤은 14세임에도 지난 6월 제76회 학생선수권 테니스대회 여자 16세부 준우승을 거둔 바 있다.
이날 결승에서 손하윤은 안정적인 경기력을 펼치며 1세트를 접전 끝에 따냈다. 이서아도 강력한 서브와 백핸드 스트로크를 앞세워 2세트를 따내며 만만치 않은 경기력을 보였다.
그러나 손하윤은 상대 강타를 부드럽게 받아넘기고 때로 로브를 띄워 이서아의 실수를 유도하는 경기 운영으로 3세트를 유리하게 끌고 갔다. 이서아는 승부처 서브 더블 폴트 등 경험 부족을 노출하며 아쉽게 우승컵을 내줬다.
경기 후 손하윤은 "조윤정 코치님으로부터 침착하게 치는 법을 배우고 있다"면서 "부드럽게 치는 스타일이 제 장점인 것 같다"고 미소를 지었다. 이어 "더 잘 뛰어다니고 스텝을 보완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날 현장에서 손하윤의 경기를 지켜본 NH농협은행 스포츠단 박용국 단장은 "손하윤이 안정적이지만 힘을 더 길러야 한다"고 조언하기도 했다. 박 단장은 여자 테니스 명문 NH농협은행 코치, 감독을 역임했고 남자프로테니스(ATP) 투어와 메이저 대회 중계 해설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169cm, 52kg 체격의 손하윤은 아버지의 운동 신경을 물려받았다. 손하윤의 아버지는 청소년 축구 대표 출신 손승준(39). 2001년 K리그 수원에서 프로 데뷔해 2008년부터 4시즌 동안 전북에서도 뛰었다. 공교롭게도 전북의 전설 이동국(42)도 딸인 이재아(14·부천GS)가 테니스 유망주로 각광을 받고 있다.
손하윤은 "어릴 때부터 운동을 좋아했는데 아버지께서 지인을 통해 테니스를 권유했다"면서 "초등학교 4학년 때부터 시작했다"고 입문 배경을 설명했다. 이어 "열심히 노력해서 라두카누 같은 선수가 되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엠마 라두카두(19·영국)는 올해 US오픈 여자 단식에서 10대 돌풍을 일으키며 깜짝 우승을 차지한 차세대 스타다.
남자 단식 결승에서는 유망주 황동현(14·최주연 아카데미)이 김무빈(구월중)을 누르고 정상에 올랐다. 황동현은 한 수 위의 힘과 기량으로 2 대 0(6-2 7-6<7-1>) 완승을 거뒀다.
손하윤과 황동현은 우승컵과 훈련 장학금 300만 원씩을 받았다. 준우승한 이서아, 김무빈에게도 장학금 150만 원이 돌아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