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 후보는 30일 국민의힘 대구시당에서 열린 '대구 선대위 출범식'에 참석해 "저와 제 처, 제 처의 친구들, 심지어 제 누이동생까지 (공수처의) 통신사찰을 당했다"며 "이거 미친 사람들 아니냐"고 비판했다.
전날에 이어 이날도 목소리를 높이며 공수처의 통신조회를 비판하고 나선 것이다. 전날 경북 선대위 출범식과 달리 이날 윤 후보는 연설문이 적힌 종이를 중간중간 살피며 낭독했는데, 발언 수위는 더 세진 것이다.
윤 후보는 "국회의원 보좌관만 사찰해도 원래 난리가 나는 것인데 심지어 우리당 의원들 단톡방까지 털었다. 그러면 결국 다 열어본 것 아니느냐"며 "공수처장 사표만 낼게 아니라 당장 구속수사 해야 하는거 아니냐"고 언성을 높였다.
또 윤 후보는 민주당과 이재명 후보를 향해서도 원색적인 비판을 쏟아냈다. 그는 "특검을 안 받으면 그 혐의를 인정하는 꼴이 되기 때문에 선거를 앞두고 도대체 특검을 안 받은 적이 없다"며 "민주당은 입으로만 상설 특검을 이야기하고 제2의 공수처를 만든다는 것인데 왜 안 받느냐. 대장동 범인이기 때문에 안 받는 것 아니냐"고 따져 물었다.
이어 "제가 이건 확정적 중범죄라고 표현을 한다"며 "이런 사람을 대통령 후보로 내세우는 정당은 뭐하는 정당인가, 정상적인 정당이 맞나? 완전히 망가졌다"고 지적했다.
문재인 정부를 향해서도 "국격이 무너져도 어떻게 이렇게까지 무너지는지 눈을 뜨고 볼 수가 없다"며 "당원 동지 여러분, 우리가 힘을 합쳐서 이런 스트레스 받는 꼴에서 국민들의 정신건강이 편안해 지시도록 해드리자"고 언급했다.
윤 후보는 이날 출범식 직전에 열린 대구지역 기자간담회에서도 공수처의 통신조회를 "미친 짓"이라며 "단순한 사찰 문제가 아니라 선거 앞둔 즈음의 불법선거개입이고 부정선거를 자행하고 있다는 것"이라고 언급했다.
선대위 쇄신 계획을 묻는 질문에는 "계획 없다"고 단언하며 "선거를 두 달 남기고 쇄신하라는 건 선거를 아주 포기하라는 대단히 악의적인 공세라고 봐야한다"는 표현을 사용했다. 이재명 후보가 법정토론 외에 추가로 토론을 하자고 요청한 것에 대해서는 "1~2월 중요한 시간에 지방도 다니고 국민 여론도 수렴하고 공약도 개발해 발표할 시간에 지금 토론이나 하자는 이야기 아니냐"며 일축했다.
이날 우리공화당은 대구시당 앞에서 윤 후보의 사과를 촉구하는 집회를 열었는데, 윤 후보는 "우리공화당이 뭘 하든지 전 관심이 없다"며 신경 자체를 쓰지 않는다고 말했다.
대구시당 방문 내내 강경한 발언 태도를 유지했던 윤 후보지만, 이명박·박근혜 전 대통령의 사면에 대한 입장을 묻는 질문에는 태도가 다소 누그러졌다. 윤 후보는 "이명박 대통령도 빨리 석방되셔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법치주의 관점에서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사법적 절차 밟는 것과 한 때 많은 지지로 대통령이 돼 중책을 수행하신 분이 나중에 다소 지지율이 떨어졌다고 장기간 구금하는 것이 국민 통합을 생각할 때 맞는 것이느냐, 저는 다르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박 전 대통령에게는 "건강이 회복되면 한 번 찾아 뵙고 싶은데 일단은 식사도 제대로 잘 못 하신다고 들었다"며 "다른 정치적 현안들을 조금이라도 신경 쓰신다면 쾌유 늦어질 것 같아 회복을 기다려보겠다"고 했다.
한편, 윤 후보는 이날 대구 지역 인프라 보강에 중점을 둔 10대 공약을 발표했다. △대구경북 통합 신공항 건설 조속 추진 △대구~광주 달빛내륙철도 건설 △ KTX 역세권 일원 첨단화 △'대구경북 경제과학연구소' 설립 △5+1 미래 신산업 육성 △낙동강~금호강의 친환경 명품 친수공간 조성 등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