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한국교회 결산 ⑤ 보수 연합기구 통합 논의 진행

보수교계 세 단체로 분열 이후에도 통합 추진 이어와
한기총의 무리한 이단 해제가 분열 불러와
소강석 목사 보수 연합기구 통합 기치 내걸고 주도
허술한 재검증은 회원 교단 반발 불러올 가능성 있어
통합 명분 조금 더 설득하는 과정도 필요
무리한 통합은 결국 또 다른 분열의 씨앗 될 수도

보수 연합기구 통합 논의를 1년 내내 진행했지만, 결국에는 이뤄지지 않았다. 2022년에는 반드시 통합을 이루겠다고 다짐하고 있지만, 갈 길은 여전히 멀다.
[앵커]
이번에는 올 한해 한국교회 안에 이슈가 됐던 '보수 연합기관 통합 논의'를 이승규 기자가 정리했습니다.

[기자]
현재 보수교계는 한국교회총연합(한교총)과 한국기독교총연합회(한기총), 한국교회연합(한교연) 등 모두 세 개로 나뉘어져 있습니다.

진보적 연합기구인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교회협)에 대응하기 위해 1989년 창립한 한기총이 줄곧 보수 연합기구의 대표 역할을 해왔습니다. 하지만 한기총이 한국교회가 이단으로 규정한 인사와 단체를 꼼꼼한 검증 과정을 거치지 않고 무리하게 해제하면서 분열이 일어났고, 결국 세 개 단체로 나뉘어지게 된 겁니다. 이렇게 분열한 이후에도 보수교계는 통합을 꿈꿔 왔습니다.

2017년에는 한교총과 한교연이 통합 선언을 하는 기자회견까지 열었지만 무산됐고, 2018년에도 통합 논의를 진행했지만 역시 아무 소득이 없었습니다.

소강상태에 있던 통합 논의는 소강석 목사가 한교총 공동 대표회장에 취임하면서 다시 급물살을 타기 시작했습니다.

소강석 목사 / 한국교회총연합 공동 대표회장 (2020년 12월 3일)
"하나의 리더십, 하나의 메시지를 우리가 내지 않으면 앞으로 어떤 위기에 또 다른 초유의 한국교회가 어려움을 당할 일이 있을지 모릅니다. 그래서 우리가 기관을 하나로 묶고 한국교회가 전체로 하나 되는 일을 이번 회기에 해야 된다고 믿고.."

소 목사는 1년 내내 통합을 위해 노력했지만, 결국 그의 뜻대로 임기 내 통합의 꿈은 이루지 못했습니다.

통합의 발목을 잡은 건 한기총 내 이단 문제입니다. 우여곡절 끝에 한기총 내 이단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한교총과 한기총이 조사위원회를 구성하기로 했지만, 조사 과정에서 많은 갈등을 노출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결국 통합을 이루기 위해서는 각 교단 정기총회에서 최종 승인을 받아야 하는데, 이단 문제는 각 교단이 물러설 수 없는 마지노선이 있기 때문에 철저한 재검증만이 교단 구성원들을설득할 수 있습니다. 허술한 검증과 이로 인한 이단 해제는 오히려 더 큰 반발을 불러올 수 있다는 겁니다. 소강석 목사도 이같은 문제점을 잘 알고 있습니다.

소강석 목사 / 한국교회총연합 통합추진위원장 (2021년 12월 24일)
"한국에서 저명한 신학자들을 모셔서 위원회를 구성해서 소명자료를 받는 겁니다. 정말 저 사람이 거짓말을 하는가 정말 진심으로 말하는가 그것에 따라서 이단 정죄를 하는 것도 함부로 하면 안 되지만 이단 해제를 하는 것도 함부로 해서는 안 됩니다."

한교총이 통합 논의를 이어가기로 한만큼 구성원들에게 통합 명분을 설득하는 작업도 중요합니다.대선을 앞두고 한국교회 영향력을 강화하는 목적이거나 대 정부 관계에서 힘을 갖기 위한 통합에 부정적인 정서도 일부 존재하기 때문입니다. 이와 함께 한교연은 통합 논의에서 한발 물러나 있는 만큼 모든 난제를 극복하고 한교총과 한기총이 통합하더라도 완전한 통합은 아니라는 점도 명심해야 합니다.

보수교계 목소리를 대변할 연합기구의 존재는 분명 필요합니다. 하지만 무리한 통합은 결국 오래 지나지 않아 또 다른 분열을 낳을 수 있다는 우려도 있습니다. 보수 연합기구 통합 논의가 앞으로 어떻게 진행될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습니다. CBS 뉴스 이승규입니다.
영상 기자 정선택 최내호 영상 편집 두민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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