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은 29일 내놓은 'BOK이슈노트:대중 수입구조를 고려한 중국 물가의 국내물가 파급영향'보고서에서 최근 우리나라의 최대 교역국인 중국의 생산자물가 및 수출물가 오름세 확대가 무역경로를 통해 국내물가로 전이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며 이렇게 밝혔다.
한은은 중국에서 들여오는 가구나 주방용품, 음식료품, 가전, 의류, 세제 등 소비재의 수입단가가 올해 들어 큰 폭으로 상승하면서 관련 품목의 국내 소비자 물가 오름폭도 확대됐다고 분석했다.
음식료품의 경우 작황부진과 물류차질, 비료가격 급등 등으로 농산물을 중심으로 대중 수입단가가 크게 상승하면서 국내 가공식품 가격과 외식물가 오름세 확대에 기여한 것으로 보인다고 한은은 덧붙였다.
가전이나 의류도 최근 수입단가가 크게 상승하면서 점차 국내 소비자물가에 전가되는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고 한은은 진단했다. 특히 가전의 경우 부품공급 차질과 물류난 등으로 2분기 이후 대중 수입단가가 오름세로 전환되면서 국내 소비자 가격도 하반기에 완만하지만 상승 전환한 것으로 한은은 보고 있다.
의류는 원면과 면사가격 급등 등으로 금년 4분기 들어 대중, 대아세안 수입단가가 큰 폭으로 상승하면서 국내 소비자가격 오름폭도 다소 확대됐지만 신발만은 아세안에서 수입되는 가격이 하락하면서 국내 소비자가격도 최근 하락 전환했다고 한은은 밝혔다.
다만 화학, 금속, 전자, 광학 업종의 중국산 중간재가 많이 사용되는 국산 자동차와 가전 소비자 가격에는 아직은 중국산 중간재 수입단가 상승이 뚜렷이 전가되지는 않고 있는 것으로 한은은 보고 있다.
이는 자동차나 가전의 경우 중간재에서 최종재 가공까지 생산단계가 길고 복잡한 데다 소비자가격은 생산비용뿐 아니라 세금과 수요, 시장 경쟁, 기업 수익성 등에 의해서도 영향받기 때문인 것으로 한은은 분석했다.
한국은행은 향후 국제원자재 가격 상승 지속과 공급병목현상의 장기화 등으로 중국 생산자 물가와 수출물가가 장기간 높은 오름세를 이어갈 경우 국내물가에 대해 적지 않은 상방압력으로 작용할 것으로 내다봤다.
특히 중국산 소비재가 구입빈도가 높은 생필품을 다수 포함하고 있는 점을 고려할 때 중국 물가의 높은 오름세 지속이 인플레이션 기대심리를 자극할 가능성에도 유의해야 한다고 한은은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