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병호는 키움 히어로즈를 떠나며 장문의 손 편지로 팬들과 작별 인사를 나눴다.
박병호는 29일 소속 에이전시의 SNS를 통해 "2011년 7월 히어로즈 유니폼을 입었던 날을 기억한다"며 "긴 시간 동안 야구선수로 성장하고 꿈을 이루어 나가는 모든 순간을 함께 하며 응원해준 히어로즈 팬 여러분께 감사드린다"고 적었다.
LG 트윈스 시절 만년 유망주 꼬리표를 떼지 못했던 박병호는 이적 이후 KBO 리그를 대표하는 거포로 성장했다.
2년 연속 정규리그 MVP, 4년 연속 홈런왕, 2년 연속 50홈런 등 박병호는 히어로즈 유니폼을 입고 화려한 경력을 쌓았다. 히어로즈는 박병호가 전성기를 누리는 동안 우승을 차지하지는 못했지만 꾸준히 상위권 전력을 유지하며 많은 주목을 받았다.
하지만 히어로즈의 간판 스타 박병호는 10년 만에 다시 유니폼을 갈아입게 됐다.
박병호는 kt 위즈와 3년 총액 30억원(계약금 7억원, 연봉 20억원, 옵션 3억원)에 자유계약선수(FA) 계약을 맺었다.
옛 동료들은 아쉬움을 감추지 못했다. 현재 메이저리그 무대에 있는 히어로즈 출신 김하성은 "내 마음 속 영구결번 52"라는 글을 남겼고 이정후는 박병호와 함께 찍힌 여러장의 사진을 올렸다.
팬들의 아쉬움은 더 크다. 일부 히어로즈 팬은 올해 스토브리그의 키워드 중 하나로 남을 '트럭 시위'에 동참했다.
키움증권 본사와 고척 스카이돔에 등장한 트럭에는 '언제까지 영웅의 은퇴식을 원정석에서 지켜봐야 하는가' 등 팀의 간판급 선수를 떠나보낸 구단에 불만을 나타내는 문구가 담겨 있었다.
반면, kt는 2021시즌 통합 우승의 기세를 이어가기 위해 외부 FA를 영입하는 공격적인 투자로 팀 전력을 강화했다.
박병호는 지난 2시즌 연속 20홈런 이상을 기록했지만 타격의 정확도는 눈에 띄게 줄었다. 타율은 2할대 초반에 머물렀고 볼넷/삼진 비율도 하락세가 눈에 띈다.
그러나 박병호는 타석에서 상대 투수에게 위압감을 줄 수 있는 타자다. 베테랑 유한준이 그라운드를 떠난 kt로서는 장타 생산 능력이 건재하고 큰 경기 경험이 많으며 덕아웃 리더 역할을 할 수 있는 박병호 영입 효과를 크게 기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