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친 오리온에게 '특급 루키' kt 하윤기의 벽은 높았다

프로농구 kt, 오리온 연승 저지하고 단독 선두 질주

오리온 이승현을 뒤에 두고 골밑슛을 시도하는 kt 신인 하윤기. KBL 제공

지친 고양 오리온 선수들에게 에너지가 넘치는 특급 신인 하윤기(수원 kt)의 벽은 높았다.

하윤기는 28일 오후 경기도 고양체육관에서 열린 2021-2022 KGC인삼공사 정관장 프로농구 오리온과 원정경기에서 14득점 5리바운드 2스틸 2블록슛을 올리며 소속팀 kt의 88대74 승리를 이끌었다.

고려대 출신으로 올해 신인드래프트 전체 2순위 지명을 받은 하윤기는 리그 최고의 파워포워드 이승현을 상대로 인상깊은 경기력을 선보였다.

서동철 kt 감독은 경기 전 "하윤기가 이승현을 꽁꽁 묶어주면 좋겠다"는 바람을 나타냈는데 하윤기의 지배력은 그 이상이었다.

하윤기는 현재 kt의 1대1 공격옵션에 포함되지 않는다. 수비와 리바운드 그리고 궂은 일을 먼저 생각하는 선수다. 하윤기는 본연의 역할을 하면서 초반부터 많은 득점을 쌓았다. 대부분 좋은 위치 선정, 공격리바운드 이후 장면에서 득점이 비롯됐다.

kt는 전반을 48대38로 마쳤고 하윤기는 2쿼터까지 팀내 국내선수 중 최다인 10점을 보태며 팀 공격에 기여했다.

하윤기는 kt가 리드를 이어가던 3쿼터 중반 강렬한 존재감을 뽐냈다. 이대성의 골밑슛을 블록했고 이후 머피 할로웨이의 골밑슛까지 연이어 블록슛으로 막아냈다.

근래 데뷔한 신인 중 최고라고 평가받는 운동능력을 잘 활용했고 무엇보다 블록 타이밍을 잡는 감각이 탁월했다.

하윤기가 젊은 패기로 코트를 활발하게 뛰어다닌 반면, 오리온은 지친 기색이 역력했다.

오리온은 지난주 울산 현대모비스와 서울 삼성을 상대로 전승을 거뒀지만 체력 소모가 상당히 많았다. 2경기에서 주전 의존도가 높았다. 현대모비스와는 2차 연장 접전을 펼쳤다.

주전 센터 할로웨이는 퇴출된 라둘리차의 대체 선수가 아직 입단하지 않은 관계로 요즘 쉴 틈이 없었다. 지난 2경기에서 총 90분을 소화했다. 풀타임이었다. 이대성, 이승현 등 주축 선수들의 출전시간도 많았다.

반대로 정규리그 선두 kt의 가장 큰 장점 중 하나는 벤치가 강하다는 것이다. 강을준 오리온 감독은 경기 전 kt에 대해 "짜임새가 좋고 구멍이 없다"고 평가했다. kt는 40분 내내 꾸준히 높은 경쟁력을 유지할 능력을 갖춘 팀이다.

kt의 두터운 선수층은 경기 내내 힘을 발휘했다. 에너지가 넘치는 kt는 허훈과 김동욱을 앞세워 여유있게 득점 기회를 창출한 반면, 오리온은 고전을 면치 못했다.

오리온의 파워포워드 이승현은 14득점 5리바운드로 분전했다. 하윤기가 경기 내내 이승현과 매치업한 것은 아니지만 그가 막을 때는 이승현으로 하여금 최대한 슛을 어렵게 던지도록 견제했다. 집중력이 돋보였다.

kt는 전반에 잡은 두자릿수 점수차를 잘 지켰다. 여유있는 경기 운영으로 점수차를 벌려나갔다.

하윤기는 4쿼터 중반 압도적인 탄력을 자랑했다. 엄청난 점프로 공격리바운드를 따내는 장면을 연출하며 곁에서 지켜보던 kt 동료들의 탄성을 자아냈다.

경기 막판 오리온 벤치에서는 어떤 환호도 들리지 않았다. kt는 4연승으로 단독 선두(21승6패)를 질주한 반면, 4위 오리온(13승13패)은 연승 행진을 2경기에서 마감했다.

캐디 라렌은 23득점 8리바운드로 활약했고 양홍석은 14득점 5리바운드를, 허훈은 12득점 6어시스트를 각각 기록했다.

이날도 35분 이상 출전한 할로웨이는 16득점 13리바운드로 분전했다. 이승현은 34분, 이대성은 30분의 출전 시간을 각각 소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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