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는 물가상승 부담을 고려해 전기요금을 비롯한 공공요금을 내년 1분기까지는 동결하기로 했지만 이 방침이 나온지 1주일만에 내년 4월과 5월 전기요금과 가스요금을 인상하기로 했다.
한국전력은 기준연료비를 내년 4월 4.9원, 10월 4.9원 등 2차례에 걸쳐 킬로와트시(kWh)당 9.8원씩 인상한다고 27일 밝혔다. 기준연료비는 직전 1년간의 연료비 추이에 따라 결정된다. 지난해(2020년) 12월부터 올해 11월까지 국제유가와 유연탄, 천연가스 가격은 모두 두 자릿수의 증가율을 기록해 기준연료비 인상이 불가피해졌다는 것이 한국전력의 입장이다. 이와함께, 환경정책 비용 등을 반영한 기후환경요금도 현재의 kWh당 5.3원에서 내년 4월부터 7.3원으로 2원씩 인상된다.
한국전력은 인상요인을 합치면 내년 5.6%의 전기요금이 오를 것으로 집계했다. 주택용 4인 가구(월평균 사용량 304kWh 기준)의 월평균 전기요금 부담은 1950원이 늘어난다.
이 조정안이 적용되면 월평균 사용량 2천MJ 기준으로 소비자 월평균 부담액이 내년 5월에 2460원, 7월에 1340원, 10월 800원이 각각 증가한다. 월평균 사용량 2천MJ을 기준으로 할 경우 총 월평균 부담액은 현재 2만 8450원에서 내년 10월 3만 3050원으로 4600원 오른다.
정부가 지난 20일 2022년 1분기 공공요금 동결 입장을 밝힌 지 1주일만에 2분기부터 요금을 인상한다는 입장을 밝혀 다가오는 대통령선거를 감안해 국민적 반발을 피해가기 위한 방편으로 인상시기를 조절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한국전력과 가스공사의 재무건전성을 위해 불가피한 조치라고는 하지만, 코로나 19 팬데믹으로 인해 시중 유동성이 크게 증가한데다 원재료 공급난까지 겹쳐 소비자물가 인상이 심상치 않은 가운데 공공요금까지 줄줄이 인상함에 따라 국민들의 생계비 부담은 더욱 가중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