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 박경미 대변인에 따르면 이날 1시간 반 가량 진행된 오찬간담회에서는 정치적 대화는 오가지 않았으며, 청년 일자리 창출 방안과 각 기업의 관심사에 대한 대화가 주를 이뤘다.
오찬 간담회의 성격이 민관 협력 프로젝트인 '청년희망ON'에 참여하는 기업들을 격려하는 차원이었던 만큼, 다른 대화들이 오가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이 부회장을 비롯해 기업 총수들과 주먹 인사를 한 문 대통령은 이어진 모두발언에서 "좋은 일자리를 창출하는 것은 기본적으로 기업의 몫이고, 정부는 최대한 지원할 뿐"이라며 기업들을 독려했다.
비공개 오찬에서 문 대통령은 각 기업의 주된 이슈를 언급했다. 최태원 SK주식회사 회장은 SK바이오사이언스에서 생산을 준비중인 노바백스의 진행상황과 자체 개발중인 백신에 관한 대화가 오갔다.
또 구광모 LG 회장에게는 LG 올레드TV와 디스플레이 사업이 성황이라는 점을 축하했고 최정우 포스코 그룹 회장에겐 수소환원 제철이 언제쯤 상용화될 수 있는지를 물었다.
구현모 KT 대표이사와 6G 연구 및 개발에 대해 대화를 나누자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도 "통신도 백신만큼 중요한 인프라로 선제적으로 투자를 해놔야 아쉬울때 유용하게 사용할 수 있다"며 "6G도 내부적으로 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부회장은 "우리나라는 저출생으로 신생아가 40만명 이하이고, 중국은 대졸자가 500만명이 넘는 상황을 감안하면 미국과 중국이 탐내는 좋은 인재를 키우는 것이 중요하다"며 "인력 양성의 중요성이 청년희망온 취지와 맞닿아 있다"고 강조했다.
청와대에 따르면 이날 재계에서 주장했던 이재용 부회장의 사면과 관련한 언급은 나오지 않았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인생의 후배들에게 더 좋은 세상을, 기업인의 한 사람으로서 더 많은 일자리를 만들지 못해, 무거운 책임감을 느낀다"며 "삼성은 세상에 없는 기술, 우리만이 잘 할 수 있는 분야에 더 많이 투자하고 더 좋은 일자리를 만들겠다"고 말했다
한편, 문 대통령이 가석방 중인 이 부회장을 청와대로 초청한 것과 관련해 정치권에서는 쓴소리도 나왔다.
심상정 정의당 대선 후보는 문 대통령을 향해 "이게 나라다운 나라인가"라고 물으며 "이재용씨를 대기업 총수들과의 간담회에 공식 초청한 것은 대통령이 나서서 취업제한 조치 무력화를 공인해준 것과 다름없다. 돈도 실력이라던 국정농단 세력의 말을 촛불이 만든 대통령이 증명해준 꼴"이라고 비판했다.